2008-08-26 오전 10:03:58 Hit. 12051
전세계를 경악케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상상력의 절정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千と千尋の神隱し: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장르: 애니메이션 / 개봉: 2002.06.28 / 상영시간: 124분 / 제작: 일본 / 등급: 전체 관람가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駿/Miyazaki Hayao)
대표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 ,1986) 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 トトロ ,1988)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붉은 돼지(紅の豚) (Porco Rosso-The Crimson Pig ,1992) 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姬, ,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千と千尋の神隱し ,2001) 외 다수.
특징으로는 현대 사회구조 장치의 비판과 풍자,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기반으로, 순수하고 낭만적인 친환경적 지향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작품 내면에 특유의 메세지를 부여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딱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아도, 한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이름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대표 브랜드로도 손꼽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앞으로도 소개되어질 그의 애니메이션을 잠깐이나마 살펴보면서, 같이 찾아보기로 한다.
<신비한 모험으로 그려내는 소녀의 성장기>
항상 시작은 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
"아빠~ 나 전학가기 싫단 말예요~!"
가족이 이사를 가게되는 바람에, 치히로는 원치않는 전학을 해야했다. 이동중인 차안에서 칭얼대는 치히로. 그러든지 말든지. 아빠와 엄마는 듣는둥 마는둥이다. 이처럼 어른은 이기적인 생물이다. 가족일원중 가장 나약하고 힘없는 치히로를 상대로 의견을 무시하며, 절대적으로 자신들의 판단과 생각대로 행동한다.
역시 입장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번쯤이라도 자식의 말을 들어주었으면 앞으로 벌어질 참담한 일을 경험하지 않았을텐데….
결국 초행길 탓이었는지, 아니면 운명이었는지, 가족들은 길을 잃게 된다. 마침내 음산함이 느껴지기까지한 터널을 지나고 초원을 넘어서, 그들이 도작한 곳은 인적없는 마을.
물질주의적인 탐욕스러운 현대인들을 꼬집는다.
"우왕 굳, 이게 웬 떡이삼! 우걱우걱. 일단 먹고 보는 거삼~"
허기진 몸을 이끌던 그들은 마침 식당을 발견하고 들어서게 된다. 주인은 없었지만, 마치 그들을 기다린 듯이 떡하니 준비되어있는 각종 음식들. 그들은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이 미친듯이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아빠~ 주인도 없는데 먹으면 안 되잖아요."
"괜찮아. 괜찮아. 아빠 돈도 있고, 신용카드도 있어. 너도 어서 와서 먹으렴."
값어치가 되는 물질로써 무엇이든 대가를 치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극심한 물질주의는 결국 화를 불러 일으킨다.
돈이면 안 되는게 어디있어!? 다 돼…지.
"으헣~ 나 어떡해. 저팔계…아니, 돼지가 되버렸심. 꿀꿀."
마을의 저주 때문인지, 음식을 끝없이 먹어 치우던 치히로의 부모는 돼지가 되어버린다. 이에 놀라서 황급히 도망쳐 나오는 치히로.
어색하지 않은 색체의 자연스러움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히잉~ 우리 엄마 아빤 대체 어디있는 거야…."
돼지들을 자신의 부모가 아니라고 생각해 버린 치히로는 마을에서 자신의 부모를 찾기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닌다.
그러던중, 애니메이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들의 온천에 다다르게 된다.
역시 일본하면 온천, 온천하면 일본이지~
일본을 무대로 하며, 작품을 자연스레 자국을 소개를 하게 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확실히 작품속에는 일본풍의 색감이 짙게 물들어있다. 일단 주인공들을 제쳐두고라도, 일본 고유의 건축물이라던지, 의상, 풍습등이 다양하게 녹아들어가 있다. 때때로는 이러한 작품의 센스가 자국을 소개하고, 관심을 갖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국의 인상을 너무 강하게 심어 놓으면 거부감이 생기는 결과도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센과 치히로>는? 글쎄, 위험수위에서 간신히 걸쳤을까?
어찌되었든, 이상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된 치히로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
빌어먹을, 신들이 사는 세계에서도 자본주의 타령이냐?
"홋호호~ 이게 바로 코쟁이라는 거구먼. 꼬마 아가씨."
신들의 세계에서는, 몇가지 어겨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규율이 존재했고, 그 규율에는 이 세계에서는 반드시 일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인권이 보장된다는 것과, 또한 일을 하기 위해선 온천장을 운영하고 있는 마법 할멈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꾼들을 상대로 노동착취를 하며, 신들의 온천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바바는 이곳에서만큼은 알아주는 존재이다.
결국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이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치히로도 유바바의 밑에서 있어야만 했기에, 온천장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규율'에 있어서는 역시 치히로마저도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게 될 운명이었다. 유바바는 계약서에 '치히로'라는 거추장스러운(?) 이름이 보이자 치히로의 이름을 지워버리고 (빼앗는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새로운 이름 '센'을 붙여준다.
이름은 곧 자신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여기에서는 절대 이름을 잊어버리지마. 너희 세계에 돌아 갈 수 없게 돼."
그렇다. 유바바는 상대방의 이름을 빼앗는데서부터, 그들의 존재 자체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름만큼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게 있을까? 이름이 없다면 자기 존재가치도 그만큼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 있어서 이곳에서의 이름이란, 자신의 존재를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극중 '하쿠'(위 스틸에서 좌측)라는 인물은 치히로를 도와주는 인물로 그려진다. 항상 옆에서 센의 본명 치히로를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모님을 찾아 본래의 현실세계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해낸다.
인간의 욕심으로인한 환경오염을 꼬집기도한다.
"이건 대체 뭘까…? 설마 우황○○환은 아니겠고…."
온천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조차 꺼려하는 '오염신'을 상대로 씻겨주는 우리의 치히로. 몇키로 반경에서부터 엄습해오는 지독한 악취는 바로 '오물신'이 풍기는 냄새이다. 걸음을 걸을때마다 떨어지는 오물들은 온천장의 신들 모두를 고개를 저어버리게 만든다. 그렇지만,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소녀는 정성껏 그의 몸을 씻겨주게 된다. 오물신의 몸에 붙어있던 오물들이 깨끗히 모두 씻겨내려가는 순간, 오물신은 새로운 모습을 보이게 된다.
실은 오물신이 아니라 강의 신이었던 것. 인간의 오물들로 인하여 '오물신'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치히로의 순수하고 부지런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을까. 강의 신은 선물로 경단을 소녀에게 건내준다.
신? 요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최고의 마스코트. 가오나시 등장이요~
"아…우…아아…."
신인지 요괴인지는 모르겠지만, 웅얼거리는 모습이 귀여운(?) 가오나시. (일본말로 '얼굴이 없다'는 뜻이다)
이름과 마찬가지로 얼굴이 없다는 것은, 역시 자신의 존재성이 희박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극중에서는 가오나시라는 존재를 모두가 회피하고 꺼려한다. 이러한 외로운 일상을 하고 있는 가오나시에게, 인간으로써 신들에게 따돌림 취급을 받는 치히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고독한 모습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이 가지지 않은, 때묻지 착하고 순수한 모습은 매력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치히로를 마음에 두게된 가오나시는 항상 옆에 따라다니면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
인간의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한다.
"에…? 이거 나 주는 거야?"
황금에 대한 욕심을 알게된 가오나시는 황금을 이용하여, 치히로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한다.
이는 잘못된 발상이다. 돈으로 무엇이든, 심지어 사람의 '마음'까지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하루 빨리 고쳐 먹는 것이 좋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이 에피소드는, 인간의 황금만능주의를 철저하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가오나시. 사금 따위로 사람의 마음을 살 수는 없어.
"…싫어요. 나는 필요없어."
사금 덩어리를 바치는 가오나시, 치히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거부한다. 가오나시의 사금행각에도 불구하고, 치히로는 다친 하쿠를 돌보기 위해 뛰쳐간다. 사금 따위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간단하게 선택하는 치히로. 치히로가 아직 어려서 돈 맛을 모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친구이든, 사랑하는 사이이든간에 가장 중요한것은 '마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치히로.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가오나시.
"우어어엉~ 니들 오늘 다 죽었어!!"
믿었던 친구에게 배반당한 느낌을 받자, 갑자기 닥치는대로 온천을 부숴버리고 다닌다. 온순했던 가오나시가 이렇게 난폭하게 된 모습에는 몇가지 요인이 있는데, 더러운 사치 욕구를 가진 신을 삼켜버리면서 욕망과 악을 키웠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시 온순해지는 가오나시의 모습을 보면, 삼켰던 신을 뱉어내는 장면이 있음으로)
한편, 하쿠(아래 스틸)는 유바바의 쌍둥이 '제니바'와의 싸움도중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찾아내자 드래곤볼~ (은 훼이크고)
"도둑질 하려고해서 ㅈㅅ"
유바바에게는 또다른 쌍둥이가 존재했는데, '제니바'라고 하는 인물이었다. 유바바의 명령으로 그녀의 계약의 도장을 훔치려던 하쿠는 결국 제니바의 공격에 쓰러지게 되버린다.
현대인들의 그릇된 자식 과잉보호는 화를 불러일으킨다.
"니가 유바바의 자식이야? 전세계 우량아 기네스에나 도전해보지 그러니?"
유바바의 쌍둥이 제니바는 유바바의 자식 '보'를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보는 몸집도 몸집이지만, 유바바의 극심한 과잉보호에 자라,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 되어버린다. 그 때문에, 엄마 외에는 '처음 만난' 치히로를 마음에 들어하고, 가오나시처럼 이끌리게 된다.
유바바의 판박이 쌍둥이 제니바는 유바바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바바가 철저한 자본주의에 황금만능주의, 이기주의, 기회주의의 현대판 인간의 사회적 모습을 보여줬다면, 제니바는 유바바처럼 자본주의를 위한, 공장이나 일꾼없이 혼자 유유로히 조용한 삶을 만끽하고 있는 존재였다.
치히로가 찾아간 제니바 그녀의 "우리는 둘이 합쳐야 하나가 될 수 있단다. 근데 우린 너무 안맞아." 대목은, 원치는 않지만 현대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리는 유바바와 모두가 원하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는 제니바의 대조적인 모습은 마치 현대 사회구조적인 양측면을 말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즉, 사회적인면으로써는 양측 모두가 합쳐져야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남은 것은 부모님을 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뿐…. 그렇지만, 유바바의 마지막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네? 저 많은 돼지들 중에서 우리 엄마 아빠를 찾아내라고요?"
과연 치히로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고 무사히 현실로 돌아 갈 수 있을까요?
철학적이고, 적절한 비판과 감동적인 교훈을 선사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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