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6 오후 12:54:43 Hit. 1144
나는 귀뚜라미를 가장 무서워라 한다
물론 메뚜기나 여치처럼 나를 향해 튀어 날아오는 것들은
모조리 싫어하긴 하지만.........
근데 내가 귀뚜라미를 싫어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어느날이었다
그 날따라 속이 무진장 아파 뭐 살펴볼 겨를도 없이
화장실로 달려가 큰 일을 보고 있는데
저기 저만치....
엄지손가락 한 마디만한 귀뚜라미 한 마리가
자신의 몸 2배가량의 더듬이를 두리번 거리며
일을 보고 있는 내 쪽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 오고 있었다
오지마... 오지마....
평소 살생을 즐겨하지 않는 편이라
다가 오지마를 연발하며 나 역시 주시하고 그 귀뚜라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이게... 자세히 보니.......
동글동글하고 커다란 갈색 몸통에는 검은색으로 가로 줄무늬가 있고
그 줄무늬사이에 투명하게 비치는 것이... 귀뚜라미 내장이 다 보이는 것이었다
웩~~~~~ 토해토해
게다가 큼지막한 뒷다리로 튀어오르면 족히 2미터는 뛰어올 기세였다
더 한 것은 먹이를 찾아 헤매듯 길게 늘어뜨린 더듬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내 쪽을 찬찬히 응시하고 서서히 기어오는 그녀석의 태도였다
별 수 없었다
죽이기는 싫고 내게 오는 것은 더 싫었던 나는
수채구멍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변기 옆의 수도꼭지를 틀어 바가지로 물을 흘려 보냈다
순간.... 툭 떨어져 버린 그 녀석의 뒷다리..........
헐,.,,,,,,,,,,,,,
그날 밤 꿈에.....
냉장고를 열었더니 그 녀석이 100배는 커진 모습으로 내게 자신의 잃어버린 다리를 내 놓으라 했다
니리...............
그런 고로 나는 귀뚜라미가 싫었었다만..............
얼마 전 '조석의 마음의 소리'라는 웹툰을 읽다가 문득
이런 문구를 읽었다...
'너는 곱등이에 밥이나 비벼먹어라'
곱등이가 뭐지?
궁금해서 찾아본 나는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내가 이제껏 무섭다고 생각했던 귀뚜라미가 바로 곱등이었던 것이다
이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 녀석인가 하면
세스코도 박멸을 포기하고
몸 속에 회충을 품고 다니며
바퀴벌레도 애네들 앞에서는 버로우 타야되고
이 녀석이 집에서 발견되는 즉시
집을 태우고 그 곳에 다시 집을 지어라는
네이버 지식인들의 친절한 댓글이 달려 있었다.....
더 궁금하면 지식인에 검색해 보길...
헐...
이제껏 너로 오해해서 미안했다.. 귀뚜라미야.....
그치만 너도 싫은 건 마찬가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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