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아문센은 선원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북극탐험을 꿈꾸었다. 오슬로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지만, 아문센은 극지 탐험에 대한 열망으로 항해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03년부터 1906년까지 대서양에서 북극해를 거쳐 태평양에 이르는 북서항로 항해에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1909년 4월 6일 미국의 로버트 피어리가 북극점에 도달하자, 눈길을 돌려 남극 탐험에 나섰다.
당시 남극점에 먼저 도달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문센이 이끄는 노르웨이 탐험대와 영국 해군 소속 로버트 스코트의 영국 탐험대가 그 경쟁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들은 영하 40도의 추위와 초속 30미터의 강풍을 견뎌 내며 한 발 한 발 극점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1911년 12월 14일 마침내 아문센이 어떤 생명체의 발길도 닿지 않았던 곳, 남극점 도달에 성공했다. 1911년 10월 19일, 아문센은 웨일즈 만의 기지에서 에스키모 차림을 한 네 부하와 개들이 끄는 설매를 이끌고 남극점을 향해 출발했다. 출발 당시 52마리의 개를 데리고 떠났는데 돌아올 때는 썰매를 끌 12마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죽였다. 동력원은 그 자리에서 식량으로 변했다. 이는 애초에 식량무게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고 아문센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코트도 한발 늦게 남극점에 도착했고, 귀환 도중 조난을 당해 차가운 빙하 위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세계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아문센은 다시 북극으로 관심을 돌려 비행선을 타고 북극해를 횡단할 계획을 세웠다. 1926년 5월 11일 이탈리아의 노빌레, 미국의 엘즈워스와 함께 세 나라의 공동 탐험대가 비행선 노르게 호를 타고 킹즈 만을 출발, 다음 날 1시 25분 북극점에 도달하고 비행을 계속해 알래스카에 도착, 북극해 횡단 비행에 성공했다. 그 2년 후인 1928년 5월, 아문센과 함께 북극횡단 비행을 했던 노빌레가 다시 북극 탐험에 나섰다가 행방 불명이 됐다. 아문센이 그를 구출하기 위해 수색에 나섰으나 돌아오지 못하고 조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