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6 오전 12:10:03 Hit. 3039
[초대] 1967년 11월 13일. 일을 정리하고 뉴욕을 떠나 겨우 오늘 오후 6시를 지나 양관에 도착했다. 넓고도 넓은 현관 로비. 중앙의 2층으로 통하는 당당한 계단...모든 것이 정겹다. 이 양관은 내가 자랑하는 설계인 것이다. 오즈웰 E 스펜서경에세거 건축을 의뢰받고 모델을 그의 오피스에서 보여주고나서 완성까지 5년 걸렸다. 그 만큼 스펜서경의 주문은 어려워서 나는 가지고 있는 모든 힘과 재능을 이 양관에 부어 넣은 것이다. 하지만, 그 공은 한눈에 보는 것만으로는 아무도 알리가 없다. 스펜서경은 백발을 쓸어올리면서 나를 맞아주었다. 당당한 체구. 언제 보아도 자신만만이다. 아내인 제시카와 딸 리사가 "급병으로 쓰러진 에마 숙모님의 병문안에 나갔다"고 전해듣고 둘만이서 축배를 들기로 했다. 그와 나외에는 모르는 이 저택의 비밀...그 은밀한 즐거움에 잠기면서 둘은 글래스를 들었다. [연회] 통풍이 잘 되는 대식당. 큰 마호가니의 테이블에 진열된 놀라운 요리들. 올려다 보면 2층의 회랑에 놓여진 로단의 여신상이 부러운 듯이 우리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만큼 큰 식당에 경과 나 밖에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외롭다. 추시계의 음만이 조용히 울펴퍼진다. 적어도 제시카와 리사가 있다면... 경의 이야기로는 나보다도 3일전에 도착한 두사람은 이 저택을 충분히 즐긴 것 같다. 특히 딸 리사는 경의 호의로 저택의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던가. 곡목은 특기인 베토벤의 '월광'으로 그 밤은 만월로 저택을 둘러싼 숲 위에 떠오른 달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 너무도 훌륭했었다고 경도 두손 놓고 칭찬해 주었다고 한다. 두사람의 득의만만한 웃는 얼굴이 떠 오른다. 2, 3일로 돌아온다고 말을 남기고 나갔다고 하는데, 두사람이 없어서 외로움은 더해질 뿐이다. 어쩔 수 없다. 그때까지 이곳의 훌륭한 요리와 술, 그리고 많은 예술품으로 마음을 달래기로 하자. [의혹] 1967년 11월 14일 스펜서 경에게 저택을 안내받았다. 그의 손에 의해 열려지는 문. 그리고 나의 눈앞에 펼쳐지는 수많은 방. 그것은 호화롭다 못해 멋진 취향이 모여 있었다. 다빈치의 회랑. 리피엘로의 조각... 어떤 방에서는 박제의 짐승들이 그 눈동자에서 이상한 빛을 내뿜고, 또 어떤 방에서는 중세의 기사들이 지휘관의 발 아래 정연하게 늘어 서 있다. 모두 경이 오늘까지 걸려 모아왔던 것으로 과연 세계적 부호다운 것이었다. "훌륭하지요. 이 저택은 새롭게 만들 회사의 보양시설로 할 생각이었지만, 사원만으로는 안되겠어요, 내외의 손님들에게도 이용하게 하려고 생각해서 말이죠." 경은 가까이에 국제적 규모의 약품 메이커를 설립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회사의 이름도 "엄브렐러"로 정했다고 한다. 헌데...회사의 보양시설로 한다면, 왜 그 같은 비밀을 이 저택에 준비시켜둔 것일까. 1967년 11월 18일 가족이 돌아오지 않는다. 에마 숙모님의 용태가 상당히 나쁜 걸까. 아직 전화가 가설되지 않아 불편하다. 걱정을 떨치기 위해 2층의 베란다로 나가 보니, 난간에 몇마리의 까마귀가 멈춰 있다가 내 모습을 보고 기분 나쁜 울음소리를 냈다. 나쁜 예감이 든다. 그러고 보니, 요 며칠간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못 견디겠다. 중정에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물이 흘러 떨어지는 웅덩이가 있었는데, 물의 커텐의 안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 것이다. 나의 설계는 아니다. 어느 틈에 이런 것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백의를 입은 세사람의 남자가 나타나서, "누구야 당신은? 여기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곤란해." 힐책하듯이 나를 쫓아냈다. 남자들의 백의로부터 희미한 소독약 냄새가 돌고 있었다. 그 남자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 1967년 11월 20일 라이터가 없다...아내가 생일에 선물해 준 것으로 소중히 사용하고 있었는데. 저 부서진 장총이 있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놔 둔것을 잊어버린 것은 틀림없다. 누군가가 가져가 버린 것일가 아내와 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점점 불안을 더해온다. 내 생각이 지나치다고 경은 웃지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내일 두사람을 마중하러 가겠다고 경에게 말했다. 1967년 11월 1일 짐을 꾸려서 경을 이별의 인사를 하기 위해 1층의 초상화가 나열된 방으로 갔다. 그랬는데 경은 없고, 백의의 남자가 그림을 보고 있었다. 중정에 있던 3사람 중 한 사람이다. "인생은 긴 듯 하면서 짧다..." 그곳에 나열된 그림은 한사람의 남자의 탄생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가 그려져 있었다. "당신의 가족도 지금쯤은..." 남자는 나를 돌아보면서 씨익하고 웃었다. 지금쯤?...무슨 말이지!? 그 순간 나는 후두부에 뜨거운 고통을 느끼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감금] 1967년 11월 24일 어떻게 이런 지경이 된 것일까. 이 방에 갇히고 나서 3일째가 되었다. "안 됐지만, 기밀보호를 위해서다." 조잡한 식사를 가지고 온 그 백의의 남자가 말했다. 그런가...그런 것이었는가. 이 양관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은 경과 나뿐이므로 내가 죽으면 비밀은 그 한 사람의 것이 된다. 그러니까...하지만 무엇을 위해서...아니,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나는 탈출을 시도했다. 아아, 무슨 일인가. 내가 만든 함정에 내가 떨어지다니. 나의 모든 것을 불어넣은 이 양관은 한번 길을 잃으면 누구도 탈출할 수 없게 설계한 것이다. 경은 우선은 나로 그것을 시험한 것이다. 그때 천정에서 무언가가 내 몸에 투툭하고 떨어졌다. 거미다! 무수한 거미가 내 몸에서, 마루에서 우글거리고 있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재빨리 비켜서서 발로 몇 마리를 짓밟았다. 1967년 11월 27일 어떻게 하여 나는 그 방에서 나오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양관의 밖으로 나가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모든 장치를 풀지 않으면. 한쪽눈의 호랑이... 황금의 엠블렘... 당황해서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다. 1967년 11월 28일 이것은 무슨 일인가!? 거대하고 기분나쁜 식물이 방 가득히 퍼져 있다. 이런 식물은 본 적이 없다. 1967년 11월 30일 나갈 수 없다. 아무리 해도 저택에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포르말린이 나열된 기분나쁜 연구실... 동굴... 그리고 나는 드디어 발견했다. 복도 밑에 구르고 있던 본 적 있는 하이힐의 한 쪽을. 제시카! 아내도 딸도 나와 같은 운명을 맞았던 것인가!? 아니, 두사람은 분명히 살아있다. [절망] 1967년 12월 5일 목이 마르다. 벌써 며칠이나 식사를 못했다... 정신이 미칠 것 같다. 왜냐? 왜 이런 죽는 방법을... 이 저택의 이상한 설계에 마음을 뺏긴 내가 나빴던 것일까. 1967년 12월 7일 어둡다...축축한 지하도다. 여기도 길이 막힌 것인가. 아니...무언가 있다. 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최후의 성냥을 켰다. 묘다...아아, 무슨 일인가! 그곳에 새겨진 이름은 "죠지 트레버" 내가 아닌가. 놈은 처음부터 내가 여기서 숨을 멎게 될 것을 계산하고 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보기좋게 당하다니... 이제 틀렸다...의식이 멀어져 간다... 제시카...리사...나를 용서해 다오. 이제 금방이다. 너희들이 있는 천국으로 내가 가는 것도... 죠지 트레버 ----------------------------------------------------------------------------- [Chapter.1 미드나이트 콜(midnight call)(1)] 한 밤중의 전화만큼 싫은 것은 없다. 나에게 있어 거의가 나쁜 소식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술에 취한 여자의 잘못 걸린 전화정도다. 부슬부슬하게 비가 내리는 심야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두분끼리 여행에 나선 3일째의 밤의 일이다. 대형 트레일러와 추돌해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한 밤중의 전화였다. (*부분은 원문을 직역하면 다진고기가 되었다는 뜻이 됩니다...-- 돌아가셨다는 표현은 거기서 나온 의역임...) 라쿤시 경찰의 특수부대 스타즈(S.T.A.R.S)에 채용 된 후도 한 밤중의 호출이 기분좋은 일은 아니었다. 내가 소속한 스타즈는 특수흉악범죄와 특별구조를 담당하는, 시경찰과는 일선을 그은 부대다. 특별히 밤중의 출동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한 밤중의 구조활동은 내 경험으로 말하면 대개가 변변한 결과를 낳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도시가 잠들어 있는 시간대의 제 일보는 한발 늦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구조현장에 간다고 해도 유체와 대면하는 일이 많이 있다. 이후 나는 한 밤중의 전화라는 것이 아주 싫어지게 되어 버렸다. 거기다가 약간의 불면증이라는 덤도 붙여온다. 지금부터 약 20분 전이었다... 믿을 수 없는 상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왜 믿을 수 없느냐 하면 그 상대는 2개월전에 이미 사망하여 장례식도 분명히 치른 유령이기 때문이다. "크, 크리스...나다. 빌리다. 나는 살아 있어. 지금 곧 도우러 와줘." "빌리라고!? 장난치지마!" 빌리는 나의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친구로 대 약품 메이커인 엄브렐러사에 근무하는 연구원이었다. 그런데 3개월전 시카고에 전근가게 되어 이 라쿤시로부터 회사의 채터기로 떠났지만 도중에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16시간 후 수색대가 대서양에 떠도는 대파된 채터기를 발견했다. 그 때 현장은 악천후 때문에 바다는 큰 포도가 치고 있었기에 탑승자 20명 중 8명의 유체는 수용할 수 있었지만 빌리를 포함한 나머지 13명의 유체는 먼 해안으로 떠내려 갔는지 바다속에 가라앉아 버린 건지 발견할 수 없었다. 그 빌리가 전화를 걸어왔으니 장난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빌리라고 칭하는 그 남자의 목소리는 진지함 그 자체였다. "믿어줘 크리스. 그 채터기는 출발하자마자 다른 비행장에 내려서 우리들 전원은 이 라쿤시에 다시 돌아왔어." 상대의 목소리는 잡음이 섞여서 알아듣기가 힘들었지만 빌리와 아주 비슷하다. 만약 이것이 장난이라면 흉내내기의 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금더 전화를 듣고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침대 쪽의 시계는 오전 1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도와달라는 건 무슨 말이야." "아직 믿고 있지 않구나. 나는 이 도시에서 어떤 연구를..." "어떤 연구?" "어쨌든 자세하게는 전화로는 말할 수 없어...나는 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 비밀을 너에게..." 나는 점점 믿는 기분이 들어갔다. 프로의 흉내내기라고 해도 너무 완벽하다. 정말로 빌리의 목소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부탁이야. 바로 와줘." 그래도 나는 망설였다. 나간다고 해도 만약 장난이라면 바보짓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가 그 다음에 뱉은 말이 나를 움직였다. "너만이 믿을 수 있어. 이대로라면 난 살해당할거야."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알았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속는 셈치고 가겠어. 지금 어디에 있지?" "라쿤시의 북쪽, 빅토리 호수의 근처 공원에 있어. 어쨌든 빨리 와줘." 최후의 대사는 절규에 가까운 것이 있었다. "40분이면 가겠어. 내가 갈때까지 거기서 움직이지마." 유령으로부터의 전화는 거기서 끊겼다. 꼴불견이군. 장난이라는 걸 알면서도 뭣 때문에 간다고 약속한거지. 냉장고를 열고 차가운 미네랄 워터가 들어있는 펫병을 쥐었다. 물을 마시고는 머리에 끼얹었다. 후우 하고 숨을 들이켰다. 가기로 한 이상 나는 장난이 아니기를 빌었다. 만약 장난이 아닌 경우,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정말로 빌리가 살아 있어서 도움을 구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누군가가 빌리를 가장하여 나를 향해 말도 안되는 함정을 설치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고 있어도 끝이 없다. 나는 현관을 나서면서 애차인 셸비 코브라에 올라타고 빅토리 호수를 향해 액셀을 밟았다. 액셀을 전개하면서 나는 국민학교때의 친구였던 빌리의 일을 회상하고 있었다. (음...아까는 고교시절때부터 친구라더니 뭔가 이상...?...--)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악동이고 그 녀석은 학교제일의 수재라는 기묘한 입장이었다. 주위로부터는 이상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우리는 묘하게 죽이 잘 맞았다. 우리들의 사이는 고교에 들어가서도 변함없었고 졸업하자 빌리는 매사츄세츠 공과대학으로 진학하고 나는 미국 공군에 들어갔다. 떨어져 있어도 성실한 그 녀석은 반년에 한번은 편지를 보내왔다. 원래 나는 답장 같은 것은 쓰는 일이 없었지만. 4년후 빌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엄브렐러사에 입사해, 이 라쿤시에 돌아왔다. 나도 공군을 퇴역하고 이 곳의 스타즈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시 고향에서 재회한 나와 빌리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시카고로 전근이 결정된 전후, 녀석의 상태는 확실히 이상했다. 만나도 이상하게 입을 다무는 일이 많아졌고, 전근이 결정되어도 전혀 기뻐하는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일에 피로한 거겠지,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말로 그랬던 것일까. to be continued... ----------------------------------------------------------------------------- [Chapter.1 미드나이트 콜(midnight call)(2)] 시가지를 빠져나가 코브라는 차가 적은 길로 들어섰다. 잠시동안, 쭉 뻗은 직선이 이어진다. 쿵하고 액셀을 밟자, 코블하는 용맹한 느낌으로 소리를 내며 바람을 가르고 부앙하고 일시에 가속한다. 등이 백 시트에 부딪친다. 코브라의 미터는 금새 240 킬로를 가리킨다. 8기통의 엔진이 낮게낮게 울리며 소리를 낸다. 산길에 들어섰다. 급한 커브가 눈앞에 다가온다. 기어를 한 번에 2속으로 떨어뜨리고 액셀을 밟는다. 부아앙! 하고 코브라는 울며 가속하여 땅에 끌리는 소리를 내며 코너를 돌아간다. 3번째의 코너를 클리어한 순간이었다. 코브라의 헤드 라이트가 여자의 모습을 비추었다. 120킬로는 내고 있다. 한번에 기어를 떨어뜨리고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늦었다! 나는 핸들을 꺾고 카운터를 먹였다. 코브라의 타이어가 굉장한 소리를 내고, 차체를 회전시켜 멈췄다. 조용한 산속의 어둠속에서 타이어가 타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나의 코끝을 자극하며 사라진다. [후우웃]하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위태하게 여자를 칠 뻔했다. 유령을 만나러 가는 도중에 비틀거리며 여자가 튀어 나왔다. 정말로 일이 안된다. 이래서 한밤중이라는 것이 싫다. 헤드 라이트가 비춘 여자는 3미터 앞에 쓰러져 있다. 바로 코브라에서 내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괴로운 듯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까이 간 순간 나는 생각없이 눈을 돌려버리고 싶었다. 왜냐하면, 희미한 달빛에 비친 여자의 몸은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은가..." 나는 여자를 안아 일으켰다. "도, 도와..." 여자의 입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말하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의 입에서는 소리가 나올리가 없었다. 목은 도려내어져 엄청난 피가 넘쳐 말하려고 해도 휴우휴우하고 소리가 날 뿐이다. 배도 같은 형태로 도려내어져 내장이 확실히 보인다. 마치 누군가에게 뜯어 먹힌 것 같은 상처자국이다. 전장에서도 이런 죽음을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신경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라면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다. 여자는 이제야 나의 품안에서 녹초가 되었다. 내 손은 계속 흐르는 여자의 피로 금방 새빨갛게 물들었다. 숨을 쉬지 않는 여자의 상처를 망연히 보고 있으니, 등 뒤에서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투툭...투툭... 그것은 분명히 어둡게 잠겨있는 숲속에서 들려오고 있다. 나는 코브라의 대쉬 보드에서 베레타를 꺼내어 주위를 둘러보면서 신중하게 숲 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전방에 무성한 풀속에 숨겨진 듯이 오픈 카가 서 있었다. 아까의 여자의 것일까. 차 위에 검은 물체가 웅크리고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핥고 있다. 다음 순간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공포감에 지배되었다. 그 녀석이 머리를 쳐들고 이쪽을 본 것이다. ㄱ,개...아니. 개치고는 너무 크다. 짐승인가...!? 고요함 속에서 미지근한 바람이 내 몸을 빠져 나간다. 그 녀석은 시커먼 체모로 덮여있었다. 귀는 쫑긋하고 하늘을 가리켰고 눈은 마치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황색으로 흐려져 있다. 눈동자의 주위에는 피가 넘치는 것처럼 가늘고 붉은 선이 여기저기 뻗어 있었다. 고정된 눈 밑에 있는 입으로부터 보이는 이빨이 이상하게 길다. 이빨이 잘근잘근 무언가를 씹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눈을 숙이고 싶어졌다. 이빨에 걸려있는 것은 인간의 안구다! 저절로 턱이 움직이더니 한입에 삼킨다. 놈의 몸 밑에 깔려 있는 남자의 육체가 조금씩 경련하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내 목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침착해, 침착하는 거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베레타를 양손에 확실히 홀드(hold)하고 총을 겨눈다. "이 괴물이!" 타앙! 메마른 소리가 어두운 밤을 가른다. 한발 두발... 짐승을 향해 계속 방아쇠를 당긴다. 어두운 밤에 불꽃이 퍼졌다. 베레타의 탄은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멈추는 일 없이 기분 나쁜 울음을 외치고는 나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크르르르... 왜, 쓰러지지 않지...!! 나는 미친 듯이 베레타를 쏘아댔다. 모든 탄을 다 써버렸을 그 때, 크아앙! 녀석은 돌연, 어두운 밤을 가를 듯이 기분나쁜 소리로 울부짖고는 훌쩍 뛰어올라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나는 망연하여, 무의식적으로 어깨로 헐떡이며 숨을 쉬고 있었다. 도대체 뭐냐. 저건 개가 아냐... 상상도 할 수 없는 짐승, 괴물이다. 나의 전신은 얼어붙은 듯이 고정되어 있었다. 다리가 한 발도 움직이지 않는다. 전신에 식은 땀이 흘러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깨를 천천히 멈추고 크게 숨을 쉰다. 불을 뿜어 뜨거워진 베레타의 매거진을 빼내고 바로 새로운 탄을 끼워놓고 어둠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차로 향했다. 생각했던대로, 운전석은 피의 바다였다. 대쉬 보드의 주위, 핸들. 일체가 엄청난 피로 덮혀있다. 운전석의 남자는 보기에도 처참한 모습이었다. 아까의 여자와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얼굴이 사선으로 긴 이빨에 물어뜯겨 드러난 두개골이 달빛을 받아 핑크색으로 뇌수가 빛나고 있다. 남은 또 하나의 안구는 살점이 붙은 채로 시프트 레버의 옆에 굴러 떨어져 있었다. 얼굴의 뼈까지도 물려 부서져 있다. 대단한 턱 힘이다. 배도 장기가 반 정도 보이고 대장은 튀어나와 있다. 어떤 우수한 정형외과의를 데려와도 원형으로의 복구는 불가능일 것이다. 후웃,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참지 못하고 진의 포켓에서 담배를 꺼내 지포의 불을 붙였다. 이런 것도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냄새가 주위의 일면에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비릿한 피의 냄새만이 아니다. 썩은 듯한, 참을 수 없는 냄새다. 1년전의 산악구조를 나는 떠올렸다. 10명이 탄 경비행기가 추락하여 생존자는 없었다. 한여름의 구조활동은 부패하기 시작한 유체의 처리가 되었다. 그 때도 주위는 이상한 냄새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이 장소는 그 이상의 썩는 냄새가 난다. 무의식적으로 위 속의 것이 목으로 넘어 올 것 같다. 주위를 조사했지만 부패된 시체가 이 주위에 있을리가 없다. 그 괴물이 남기고 간 것일까. 지포의 불이 바람에 흔들린다. 기름의 냄새가 조금이나마 나를 진정시켜 주었다. 본넷트에 검은 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살짝 손으로 쥐어본다. 검고 딱딱하다. 빳빳한 털이다. 코 끝을 가까이 대본다. 역시 이 냄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손에 쥐고 있던 털을 던져버렸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이것으로 여섯번째다... 요즘 반년간 이 같은 잔인한 엽기살인사건이 이 라쿤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는다. 아니, 범인의 짐작조차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상태다. 매스컴에도 빈번하게 실려서 최근은 시경찰의 수사가 태만하다고까지 비난받고 있다. 나는 코브라에 돌아와 무선을 ON으로 하고, 라쿤시 경찰에 연결을 취했다. 30분도 되지 않아 시경찰이 이 현장에 올 것이다. 나는 즉시 코브라에 타고 빌리라고 칭한 남자가 지정한 장소를 향해 엔진을 스타트 시켰다. [Chapter.1 미드나이트 콜(midnight call)] END... ----------------------------------------------------------------------------- [Chapter.2 라쿤시경찰] 호수로부터 미지근한 바람이 나의 뺨을 스치고 자나갔다. 주위는 조용하다. 덥다. 한 여름의 밤이다. 더운 것은 알고 있다. 가슴에서 목덜미에 축축히 땀이 흐르고 있다. 도중에, 엽기사건과 조우했기 때문에 남자가 지정한 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약속시간을 30분이나 지나고 있었다. 낮에는 커플이나 가족으로 붐비는 호반의 공원이지만, 백대이상이나 주자할 수 있는 공간에, 차는 지금 한대도 없다. 빌리라고 칭한 남자는 어디에 있나? 전망이 좋은 주차장을 천천히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내가 늦었기 때문에, 남자는 기다리지 멋하고 돌아가 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역시, 장난전화였는가. 나는 호반에 다가가 좀 더 찾아보기로 했다. 코브라에서 대형의 회중전등을 꺼내어 쥐고, 나는 걷기 시작했다. 남자의 "살해당할거야"라는 말을 떠올렸다. 일단, 노상의 작은 얼룩까지 조사해 본다. 하지만 혈흔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전방에 작은 보트가게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빌리와 함께 자주 저 가게에서 놀았던 적이 있다. 나는 가게의 앞에 섰다. 주의 깊게 문을 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어둡다. 회중전등으로 비추니 보트의 돛이나 로프가 복잡하게 놓여져 있다. 여기에도 아무도 없다. 나는 포기하고 가게에서 나오려고 했다. 헌데 그때 방향을 바꾼 회중전등의 빛의 고리 속에서 무언가가 반짝하고 빛났다. 무엇일까. 나는 다가가서. 그 빛나는 것을 손으로 쥐고, 회중전등의 빛을 비춰 보았다. 그것은 작은 금화가 달린 네크리스였다. 틀림없이 1년전에 내가 빌리에게 선물한 것이다. 전화를 걸어 온 것은 빌리 본인이었다. 녀석은 살아있으며, 여기에 온 증거로 이 네크리스를 놓고 간 것이다... "빌리!" 큰 소리로 외치며 주위를 뒤어다녔다. 하지만 갑자기 부는 바람과 그것에 격하게 흔들리는 수목의 흔들리는 소리로 내 목소리는 묻혀 사라졌다. 그것에 지지 않게 나는 큰 소리로 계속 불렀다. "빌리!" 하지만 아무리 불러도 아무리 뛰어다녀도 대답을 하는 것은 바람 소리와 심하게 쳐대는 파도의 소리뿐이었다. 어디로 간 거냐, 빌리? 왜 내가 오는 것을 기다려 주지 않은 거지!? 나는 끊임없는 생각으로 호수가에 서있었다. 내가 6번째의 엽기살인사건 현장에 돌아온 것은 그 후로부터 1시간 가까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현장에는 패트롤카 5대와, 지금에 와서는 필요없는 구급차가 1대 서 있었다. 나는 길 옆에 코브라를 세우고 경관이 진을 치고 있는 속으로 들어갔다. 그 욕지기를 일으키는 싫은 냄새는 이미 바람이 지워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잔혹한 살인현장을 보고 있으면서도 내 머리속에 있는 것은 빌리의 일 뿐이었다. 전화로 빌리는 이 라쿤시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큰일이 되어버렸다고... 도대체 무슨 연구를 하고 있었을까. 현장보존의 테이프가 펼쳐지고 상당히 날카로운 경찰무선의 소리가 와글와글 시끄러웠다. 감식반 녀석들은 서치라이트로 주위 일대를 비추고 불쌍한 사체에 셔터 소리를 게속 부어주고 있었다. 중앙에 브라이언 아이언이 있는 것을 알았다. 그는 라쿤시 경찰의 서장이다. "겨우 도착이신가. 제 1발견자가 어디에 가 있었나..." 브라이언은 부은 얼굴로 나를 향했다. "범인 같은 것을 봐서요. 그것을 쫓아갔었습니다." 빌리를 만나기 위해 현장을 떠난 것은 대답할 수 없었다. "범인 같은 것이라고?" 브라이언의 눈이 빛났다. "하지만, 무리였습니다." "흥, 그랬겠지. 하지만 범인 같은 것을 봤다는 것은 수확이로군." 두꺼비를 찌부러뜨린듯한 얼굴로 풋하고 말했다. 브라이언의 부하에 대한 말투는 언제나 이렇다. 자신 이외에 우수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문으로는 차기선거에서 시장에 입후보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 같다. 라쿤시는 원래가 농업지대였다. 그런데 엄브렐러 사라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컨글로매리트 기업이 15년 전에 연구공장을 세운 후부터 도시는 변해버렸다. 엄브렐러 사에서 일하는 사람을 위해 주택이 건설되고 뒤따르는 관련회사도 늘어갔다. 학교나 병원도 증설되고, 이 10년으로 엄브렐러 사의 산하기업에 근무하는 인간은 계속 늘어 지금은 인구 구성비의 3할이 엄브렐러 사에 묶여 있다. "차기시장후보에게 거역했다가는 스타즈는 보다 더 라쿤시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애들도 알고 있습니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두꺼비를 무시하고 지포로 불을 붙였다. 브라이언이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속 늘어가는 라쿤의 인구는 도시의 근대화를 재촉함과 동시에 범죄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금에 와서 시의 경제적 근간이 된 엄브렐러 사는 지역사회를 향한 공헌이라는 명목으로 5년전 주정부에 어떤 제안을 행했다. 즉, 늘기 시작하는 특수범죄나 긴급구조 활동에 대응하는 경찰과는 일선을 그은 부대의 설립이었다. 이것이 스타즈의 시작이다. 이것을 계기로 하여 팀 스타즈는 라쿤시 만이 아닌 엄브렐러 사의 공장이 있는 도시에 차례로 탄생했다. 어느 것이나 자금의 반을 엄브렐러 사가 부담하는 것에 의해 아메리카 전주에 퍼졌다. 이 도시의 초대 스타즈의 대장은 시경찰서장 브라이언이 겸임하고, 2년전부터 지금의 보스인 웨스커로 교체되어 있다. 브라이언은 초대대장으로서의 캐리어를 이용하여, 민완경찰서장으로서 엄브렐러 사에 채용되고,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시장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식의 구도이다. 사체가 구급차에 태워졌을 때, 급하게 스트로보(사진 촬영용 섬광장치)가 터졌다. 근처의스컴 녀석들이다. 텔레비젼 방송국의 잘 아는 인원이 몇 사람 있다. "형사과장에게, 목격한 내용을 설명해 주게." 브라이언은 살짝 뒤꿈치를 돌리는가 싶더니 텔레비젼 방송국의 카메라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완전히 변한 동정을 구하는 얼굴을 보였다. 텔레비젼 카메라를 향하자, 얼마나 자신이 이 사건에 대해 전력을 다해서 대처하고 있는가를 정치가처럼 얘기하고 있었다. 브로드웨이의 배우 얼굴 뺨칠 정도의, 정말로 명연기다. 형사과장도 지쳤다는 표정으로 내 옆에 다가왔다. "권총의 탄피가 떨어져 있는데, 발포한 건가?" 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의 안색은 바뀌었다. 왜냐하면, 과거 5건의 엽기살인사건은 모두다 참살당한후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것 뿐이기 때문에 목격자가 누구 한사람 없었기 때문이다. "범인의 얼굴을 보았나?" "아니."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말하기 힘든 얼굴을 보였다. "내가 본 것은 범인의 얼굴이 아냐." "무슨 뜻이야?" "굳이 말하자면 개 같은...괴물이다." "개 같은 괴물!?" 총알을 여러발이나 맞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몸이 얼어붙을듯한 포효를 외치는 그 녀석의 모습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피해자의 선혈에 물든 날카로운 이빨은 무서울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나는 양손을 가볍게 올렸다. "두손 다 든 상태로군." 나는 코브라를 향해 걸었다. 그러자 형사과장은 당황해서 내 뒤를 쫓아왔다. "기다려줘. 이 사건, 왜 스타즈가 움직이지 않나." "몰라. 서장에게 묻는 쪽이 빠르지 않을까."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액셀을 밟았다. "기다려줘. 좀 더 들려 달라고, 크리스." "미안해, 나는 지금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야." 사실 그랬다. 엽기살인사건도 당한데다가 무엇보다도 빌리의 사건이 있다.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있는 힘껏 공회전을 했다. 코브라의 포효가 아연해 있는 현장의 공기를 일시에 가른다. 텔레비젼 카메라의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던 브라이언이 당황하여 뒤돌아 보았다. 나는 브라이언에게 윙크를 하고는, 맹렬하게 코브라를 대시시켰다. -------------------------------------------------------------------------- [Chapter.3 특수부대 스타즈] 내가 있는 스타즈의 플로어는 라쿤시경찰서의 2층에 있다. 스타즈는 알버트 웨스커를 대장으로 하여 두개의 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스타즈의 부대장을 맡고 있는 엔리코 마리니가 캡틴인 브라보 팀. 또 하나가 웨스커가 캡틴을 맡고 있는 알파 팀이다. 이 두개의 팀의 근무태세는 일일교대로 되어 있다. 즉, 알파 팀이 24시간태세로 일일근무를 하고, 그 후는 브라보 팀, 이라는 식의 교대다. 특수부대라는 특성때문에, 쉴 때도 임전태세가 요구되어 있다. 당연, 큰 사건이라도 일어난다면 양팀의 합동수사다. 오늘은 우리들 알파 팀이 사무소 대기의 스케쥴이었다. 내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멤버의 모두가 살기가 등등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장인 웨스커만은 선글래스를 낀 채로 평상시와 같이 팔짱을 끼고, 태연자약하고 있다. 대장을 훔쳐보며 모두가 살기가 등등한 것도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라쿤시민을 동포와 불안에 떨어트리고 있는 엽기살인사건이 어젯밤 또 일어났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번의 현장에는 스타즈의 멤버인 내가 끼어들어가 있다. 반년전, 최초의 엽기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멤버의 모두가 스타즈가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두번, 세번째로 사건이 계속되고, 그 목소리는 커져갔다. 그러나, 대장인 웨스커만은 예외였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가 되면 수사가 우리들에게 돌아오는 겁니까." 배리 버튼이 웨스카를 잡아먹을 듯이 덤비고 있었다. 나는 어제 서에 돌아오고 나서 진상조사의 협력으로 지금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의자를 끌고와서 회의실의 일번 자리에 앉았다. "시민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배리의 낮은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퍼졌다. 나와 그와는 오랜 관계다. 공군시절 나의 상관이었으며, 이 스타즈에서 우연히 재회하여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옛날부터 열혈한으로. 스타즈라는 특수범죄수사와 인명구조라는 일이 정말로 어울리는 남자다. 애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아버지로, 두명의 딸을 아주 사랑하고 있다. "아직 시경찰의 지령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웨스커는 냉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언제나 같은 대답이 아닙니까." 다른 멤버인 브래드, 죠셉, 질, 레베카까지도 똑같이 입을 모아 불평하고 있다. "시경찰의 지령이 나오지 않는다면 독단으로 할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최근 막 입대한 레베카다. 그녀는 정말로 양키의 딸이라는 느낌으로 상대가 누구라 하더라도, 생각한 것은 망설임 없이 말한다. 브라보 팀의 소속이면서도 여기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도 그녀의 그 성격이 나타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웨스커는 움직이지 않았다. 스타즈의 멤버는 육군, 공군 출신, 또는 민간기업의 엘리트 등, 다양한 경력과 재능을 지닌 자들이 많다. 그런만큼 개성적인 인간이 모여 있다. 그런 녀석들을 힌데 묶는데에는 이런 웨스커와 같은 냉정침착한 남자가 적임일지도 모른다. "자네는 신인이라서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웨스커는 장기인 조직론을 시작했다. 스타즈는 시경찰의 관리하에 놓여져 있다. 즉 시경찰서장인 브라이언의 지령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 이 엽기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올때마다, 웨스커는 이 조직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그런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도시의 사람들은 안심하고 밖에 돌아다닐 수도 없게 되었단 말이오." 배리가 책상을 탕하고 두들겼다. "배리가 말한대로예요. 이러고 있는 동안에 또 사건이 일어난다면 어떡할거죠. 크리스가 사건을 겪었으니까 절호의 찬스가 아닙니까." 배리에 이어서 질이 물고 늘어졌다. 그녀는 손재주가 좋은 면이 있어서 팀에서는 폭탄처리의 스페셜리스트로서 활약하고 있다. 쇼트한 머리가 청초한 느낌을 띄우며, 큰 눈동자가 아주 총명한 느낌을 주는 알파 팀의 홍일점이다. 하지만, 여자라고 해서 얕보지는 못한다. 어떤 힘든 임무라 해도 불평없이 남자 얼굴 뺨 칠정도로 움직이는 책임감이 강한 여자다. "비록 찬스라 해도 조직에 있는 한, 마음대로의 행동은 용서 못한다." "조직, 조직이라니, 대장에게는 자신이라는 게 없는 겁니까." 질은 도발했다. 하지만, 웨스커는 냉정하게 피해갈 뿐이었다. "내 개인의 성격에 대한 논의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데." 커피를 천천히 입으로 옮기며, "물론 너희들의 책임감이 강한 것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웨스커는 팀 내에서도 이색적인 존재다. 2년전, 엄브렐러의 추천으로 이 팀의 대장에 취임했다. 탁월한 솜씨와 재능을 지녔으며, 다른 주에서 스타즈의 대장으로서 활약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의 강화를 위해 온 것이다. 필연적으로 전 대장인 브라이언은 밀려나는 형태가 되었다. 재미는 없지만 상대가 엄브렐러의 추천이라고 하니 거역할 수는 없다. 경찰서장이기 때문에 입장은 브라이언 쪽이 위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어느쪽이 위인지 모르겠다,는 평판도 돌고 있다. 말수는 적으며, 말투는 언제나 정중하다. 뜨거운 논의에 가담하는 일은 일절 없다. 자신의 몸둘 곳을 얄미울 정도로 터득하고 있는 남자다. 질도 배리도 이 이상 웨스커의 조직론에 이길 수 없다고 포기하고는,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나는 처음부터 이 논의에 가담할 생각은 없었다. 건성으로 빌리가 남긴 금화의 네크리스를 꺼내어 손가락으로 돌리며 멍하게 가지고 놀고 있었다. 빌리,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거냐? 너는 전화로 살해당할 거라고 말했다. 도대체 누구에게 살해당한다는 거지. 그런 나를, 언제부터인가 돌아보고 있던 배리가 계속 바라보고 있다. "크리스, 그 네크리스는 뭐지." 나는 그 소리에 제정신이 들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당황해서 네크리스를 가슴의 주머니에 넣었다. 배리는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듯 나를 보고 있다가, 웨스커의 목소리에 시선을 원래대로 돌렸다. 웨스커도 나의 네크리스에 신경쓰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를 걸어왔다. "크리스, 지겹겠지만 한번 더 모두에게 어제의 상황을 얘기해 주지 않겠나. 시경찰에서 출동명령이 떨어질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준비만은 해 둘 필요가 있으니까 말야." "알겠습니다." 짧게 대답하고, 나는 일어섰다. 나는 목격한 현장의 상황에 대해서 상세하게, 천천히 얘기했다. 설명 도중에, 모두가 제일 알고 싶었던 것은 오픈카를 덮치고 있던 그 개 같은 짐승의 일이다. 아무리 상세히 설명해도 모두는 이해할 수 없는 것 같다. 당연할 것이다. 목격한 본인인 나도 그 짐승의 정체를 알지 못하니까. 빌리의 전화의 얘기는 일절 얘기하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아무리 살아있다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 부탁이 있어요." 레베카가 큰 그림용지를 나에게 내밀었다. "괴물의 모습을 스케치 해 주세요." "스케치?" "그러니까, 설명만으로는 잘 알지 못하겠고, 다른 사람들도 정확한 이미지를 가지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농담이 아니군. "레베카. 크리스에 그림의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배리의 말에, 주위의 녀석들도 히죽히죽 웃었다. "없는 건가요. 뭐-야." 정말로 놀리고 있다. 나는 생각없이 울컥했다. "하지만 말야, 네 피아노 솜씨보다는 낫다고, 레베카." 그녀의 환영회에서 들었던 레베카의 피아노가 엉망이었던 것을 떠올린 나는 생각없이 비난하듯 되돌려 주고는 방을 뒤로 했다. 바로 질이 뒤를 쫓아왔다. "크리스, 할 말이 있어."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애기를 꺼낼까 생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혹시 나하고 사귀고 싶다는 거야, 베이비." 나는 가볍게 웃었다. "놀리지 말아. 크리스, 당신 무언가 숨기고 있지." "내가 뭘 숨기고 있다는 거야." "하지만, 이상했어, 오늘의 회의." "호오, 어떻게 이상했다는 거지." "그러니까, 엽기사건에 대해서 스타즈의 출동을 더욱 바라고 있던 것은 당신이야. 언제든지 선두에 서서 대장에게 다그쳤잖아." 감이 날카로운 여자라고는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당신이 오늘만은 전혀 얘기에 끼어들지 않고 방 구석에서 조용히 하고 있다니. 알겠어, 크리스. 당신은 제 1 발견자라고." "나는 하룻밤내내 시경찰의 사건조사로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그 정도로 무언가 있다고 의심을 맏는다면 나도 참지 못하겠어. 저 두꺼비 서장이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의심이 깊지는 않아." "거짓말, 회의중에 계속 당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어. 그래서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한거야." "나를 계속 바라봤다, 고 하는 것은 역시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건가." "얼버무리지마." 그녀는 총명한 것 뿐만 아니라 지나칠 정도로 질긴 성격이라는 것을 나는 생각해냈다. "거기다 당신의 설명에서 신경 쓰이는 점도 있고." "신경 쓰이는 점...?"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시경찰에 통보했어." "당연하지. 스타즈의 일원이고 선량한 라쿤시민의 한사람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 사라졌지." "설명했잖아. 짐승 같은 것을 좇아 산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고 말했어. 정말이지..숨이 차군." "그럼, 왜 현장에 차로 돌아온 거지." 역시 이 여자는 연인으로는 삼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날카로와서는 얌전히 다른 여자와 노는 것도 불가능 할 것 같다. "적당히 좀 해줘. 좀 더 깊은 곳을 찾아보자고 생각했어. 어쨌든 나는 지쳤어. 한숨도 자지 못했으니까 말야." 강한 말투 이외에 이 자리를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질은 섭섭한 듯한 얼굴을 했다. 그리고 나로부터 시선을 거두고는 창으로부터 도로를 보았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플로랄의 향은 질이 애용하는 향수다. 하이스쿨을 향하는 틴 에이져의 한 무리가 보였다. 그것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질은 여자아이들의 모습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기분을 아플 정도로 알 수 있었다. 이번의 엽기사건에서는 질의 근처에 사는 17세의 소녀도 살해당했다. 소녀는 자주 질의 방에 놀러와 있었다. 그 소녀가 친구와 캠프를 간 숲속에서 참살당해 버린 것이다. "용서하지 않겠어." 그 때, 질은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분노가 비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툭 가볍게 두들겼다. "피곤하니까 잠깐 외출하고 올게. 대장한테는 적당히 말해 줘." 나는 질에게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눈은 아직 나에게 무언가 의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Chapter. 3] is End... -------------------------------------------------------------------------- [Chapter. 4 사라진 빌리] 라쿤은 최근에 와서 급성장한 도시다. 도시의 북측은 호수나 삼림지대로 관광지로 되어 있다. 그 반대측이 시가로 시사무소나 병원 등의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환상선(環狀線 : 고리모양의 도로)이 나 있다. 인구 30만의 도시치고는 너무 화려할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빌리가 근무하고 있던 엄브렐러 사의 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환상선을 달려 도시의 동쪽으로 통하는 도로로 코브라를 향했다. 엄브렐러 사의 공장이나 연구소로 통하는 도로다. 이 도로는 유난히 각 단계별로 정비가 되어 있다. 아침의 통근시간 밖에 혼잡하지 않은 도로이지만, 한쪽에 2차선이 정비되어, 도로의 양측에는 지평선의 끝까지 팜 트리(야자수)가 이어져 있다. 약간이지만 남국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도로다. 엄브렐라 사의 라쿤지구 본사 빌딩은 지상 60층 건물로 깔끔한 빌딩이었다. 연와색의 외벽에 기하학 문양이 칠해져 있다. 과연, 세계를 주름잡는 컨글로매리트다. 라쿤에서는 가장 높은 고층빌딩으로 이런 지방의 본사까지도 그 나름대로의 위엄을 느끼게 한다. 본사 빌딩 앞에 코브라를 세우고 나는 빌딩의 안으로 들어 갔다. 여기에 온 것은 물론 빌리의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벽이 없는 개방적인 로비였다. 멀리 20미터 정도 앞에 접수가 있는 것을 알았다. 좋은 분위기를 한 여자가 멀리서부터 나에게 미소짓고 있다. "어서 오십시오." 완벽한 미소다. "현관에서 접수까지 약간 너무 길군." 그랬더니 그녀는 "에?"하는 얼굴을 보였다. "당신 같은 아름다운 여성이 멀리서부터 웃어주면, 이 접수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해서 손이랑 발이 같이 나와버릴 것 같이 되어 버린다고." 내가 윙크를 하니, 그녀는 최고의 솔직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무슨 용건이십니까." 내가 생각한 것과는 관계없이, 이 미소는 단순히 접수업무에 충실한 것뿐이다. 비지니스틱한 어조에 그것이 나타나 있다. "어떤 사람의 운명에 대해 묻고 싶다고 생각해서 말야." "네에?" 그녀는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빌리 래빗슨이라는 나의 친구다. 그는 3개월 전 당신들의 채터기의 추락으로 죽었다. 그 때의 일을 상세하게 알고 싶어." 그녀는 당혹한 얼굴로 "알겠습니다"고 답하더니, 내선을 눌렀다. "죄송합니다만, 저쪽 정면의 엘리베이터로 36층에 올라가십시오. 총무의 담당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수화기를 놓고는 아까와 거의 같은 미소를 보여 주었다. 이런 미소를 매일 보게 된다면하고 얼핏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것에는 바로 당하는게 남자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 바로 앞의 응접실로 연결되었다. 벽에 [목욕을 하는 님프들]이라는 제목의 유화가 걸려 있었다. 작자는 신고전파의 [앵글]이라고도 적혀 있었다. 나는 예술은 거의 모르지만 엄브렐러 사의 회장, 오즈웰.E.스펜서 경이 대단한 미술품 수집가로서 세계에 알려져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틀림없이 이것은 진품일 것이다. 소파에 앉아 있으니 50을 넘은 솔직해보이는 남자가 들어왔다. "돌아가신 빌리 래빗슨에 대해 묻고 싶은게 있으시다고요." 어조도 아주 정중하다. 남자의 이름은 존슨이라고 했다. "사고 때의 상태를 상세히 알고 싶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들고 나왔다. "실례입니다만, 어떤 관계이십니까?" 보기에는 성실해 보이는 존슨의 명찰에는 '엄브렐러사 라쿤지점 총무과장'이라고 되어 있다. 대기업의 관리부문은 이런 남자가 제일이다. "어릴 때부터의 친구입니다. 해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만, 8년만에 돌아오니 3개월 전에 죽었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도저히 믿어지질 않아서, 그래서..." 나는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그렇습니까. 그 날은 악천후였고, 그래도 관제탑이 이항을 허가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는 시카고의 연구소에서 새로운 연구를 하기 위해 전근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떤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겁니까."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만, 소문으로는 우리 회사의 장래를 좌우할 정도의 중요한 연구라고 들었습니다. 라쿤 지점의 사람으로서는 자랑이었습니다. 그런 우수한 사원이 있었다는 것은. 그 정도인만큼 참으로 유감입니다." 빌리의 일을 이 남자는 솔직히 평가하고 있었다. 아마도 빌리가 살아있다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이 이상 물어도 아무것도 얻을게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탑승자 21명 중 수습된 유체는 8명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것들은 모두 사내의 사람들인 것으로 판명된 것인가요." 존슨은 놀란 듯이 내 얼굴을 보았다. "물론입니다. 단지 그 정도의 사고였으니까 말입니다. 손상이 심해서 유체식별에는 힘이 들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이나 소지품으로 신원을 알아내 인도했습니다." --------------------------------------------------------------------------[Chapter.5 불안한 두근거림(1)] (원문 제목인 '胸騷ギ'(무나사와기)는 '걱정이나 불길한 예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림'이라는 뜻입니다. 적당한 말이 없어 ㎰?같이 의역했습니다...--) 역시 뭔가가 있다. 그것이 내가 낸 현시점에서?결론이다. 인도된 유체는 식별불가능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존슨은 말했다. 하지만 빌리는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채터기는 라쿤공항을 떠나 바로 다른 공항에 도착하여 빌리 일행은 전원, 라쿤에 돌아왔다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수습된 8명의 유체도 가짜라는 것이 된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일까. 지금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엄브렐러사의 짓이라는 것이다. 존슨은, 빌리가 엄브렐러의 장래를 좌우할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었을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빌리는 '대단한 연구를 하고 말았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만약 양쪽의 '연구'가 같은 것이었다면, 빌리는 엄브렐러의 명령으로 어딘가에 감금되어 '대단한 연구'를 강요받고 있다가 그곳에서 탈출하여 나에게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 된다. 하지만, 전미 유수의 컨글로매리트이기도 한 엄브렐러사가 그런 범죄를 저질렀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이 라쿤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엽기사건과 빌리의 사건은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이 둘을 묶어줄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 어느 쪽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시라도 빨리 빌리를 찾아내는 것 뿐이다. 나는 보트 가게에서 발견한 빌리의 네크리스를 백미러에 걸고는, 코브라를 다시 라쿤시로 향했다. 로지를 만나기 위해서다. 로지는 빌리의 약혼자로 나와 빌리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이 네크리스를 보여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것과 같은 네크리스를 하나 더 준비해서 두사람의 약혼식에 선물했기 때문이다. 내 눈이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로지에게 준 네크리스와 이 네크리스가 같은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팜 트리의 도로를 코브라가 달린다. 그 때, 나는 기묘한 감각에 잡혀, 백 미러로 눈을 돌렸다. 미행당하고 있다!? 백 미러 속에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2대의 승용차와 1대의 대형 트레일러가 보였다. 어느 차인지는 모르겠다. 미행당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오래 해온 나의 수사관으로서의 감각이 그렇게 속삭이고 있다. 나는 잇는 힘껏 액셀을 밟았다. 그리고 시가로 통하는 길을 크게 돌았다. 코브라는 낮게 울더니, 부웅하고 일시에 가속했다. 바람의 세기가 격해진다. 그래도 액셀을 계속 밟는다. 겨우 백미러에 비치는 차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게 되고, 나는 우측의 깜박이를 켜고는, 길가에 코브라를 세우고 천천히 담배에 불을 붙였다. 뒤에서 오는 차를 계속 기다린다. 바람이 불었다. 기묘한 감각은 아직 진정되지 않는다. 이윽고 그 두대의 승용차와 트레일러가 나타났고, 나의 앞을 아무일도 없이 달려 지나갔다. 뒤에 따라오는 차는 이제 없다. 착각이었을까... 아니, 아니다. 기묘한 감각은 분명히 진정되었지만, 그 때 틀림없이 나의 등뒤를 찌르는 듯한 시선을 느낀 것이다. 나는 천천히 코브라를 U턴 시키고, 차를 시가로 향했다. 나는 번화가의 한 가운데 잇는 커피숍에 코브라를 세웠다. 이 가게는 이전 빌리가 자주 오던 가게다. 벽의 포스터나 가게안의 분위기는 당시와 전혀 변해있지 않다. 그건 고사하고, 다른 손님이 없다는 점도 그렇다. 내 기척을 느끼고는, 팝콘을 입안 가득히 넣고 씹으면서 텔레비젼의 풋볼을 보고 있던 마스터가 반갑다는 듯이 말을 걸어 왔다. 나는 여기서 로지에게 전화를 걸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는 이 근처에서 친척인 숙모가 하고 있는 빵집에서 일하고 있다. 가게로 가는 것을 주저한 것은, 누군가에 감시당하고 있는 이상, 부주의한 짓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마스터에게 인사도 대충하고는 블랙 커피를 주문하고는, 가게의 안에 있는 전화로 갔다. "크리스!" 수화기 쪽에서 친밀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로지, 너희들의 약혼기념으로 내가 선물한 금화의 네크리스. 그게 지금도 너한테 있니." 너무 긴 이야기는 하지 않는 쪽이 좋다고 생각하고, 바로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이야. 지금은 물론이고 이제부터도 영원히 내 것인 걸...그런데 어째서" 의아스러워 하는 로지의 목소리가 되돌아 온다. "잠깐 가지고 와 줄 수 없을까." 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일방적으로 립?장소만을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빵집으로부터 걸어서 5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제재소의 창고다. 빵집의 바로 뒤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로부터는 얼마 안되는 거리다. 내가 창고에 도착하자, 로지는 가게의 에이프런을 두른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감시당하고 있다는 위험을 느껴서, 코브라에는 타지 않고 커피숍에서 이곳까지 뒷길로 걸어 온 것이다. "어쩐 일이야. 갑자기 네크리스를 가지고 오라니.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야?"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하고는 로지는 사정을 알고 싶어했다. 로지와는 빌리의 장례식 이후로는 만나지 않고 있다. 3개월만의 전화로 갑자기 그런 말을 듣는다면, 누구라도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상관하고 있을 수가 없다. "어쨌든 보여주지 않겠어?" "그게...보이지가 않아." "뭐라고!?" 나는 상상도 하지 못한 대답에 놀라서 로지를 바라보았다. --------------------------------------------------------------- [Chapter. 5 불안한 두근거림(2)] "보석함에 넣어두고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그 네크리스만이 보이질 않아." 나는 다그치듯이 물었다. "어디에도 없다니, 무슨 말이야!?" 너무 큰 소리에 로지는 놀라서 내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당황하면서 말했다. "미안해. 모처럼 네가 선물한 것을 잃어버리다니." "그런 걸 묻고 있는게 아냐. 떨어트린건가, 그렇지 않으면 도둑맞은 건가를 묻고 있는거야!" "그런, 도둑 맞다니. 다른 보석은 잘 있어. 분명 떨어트린 걸꺼야." 머리를 갑자기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가슴의 주머니에서 보트가게에 있던 네크리스를 꺼내어 나는 로지의 눈 앞에 내밀었다. 로지는 무의식적으로 "앗"하고 소리를 질렀다. "왜, 왜 네가 가지고 있는거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크리스!" 나는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물었다. "그럼, 이건 네가 잃어버린 네크리스인가." 로지는 빼았듯이 내게서 가져간 네크리스를 한참 바라보고는 이윽고 얼굴을 들었다. "왜, 내 네크리스가..."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나는 지금까지 이 네크리스가 빌리의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지는 자신의 것이라고 한다... 역시 빌리는 살아 돌아온 게 아니었다. 누군가가 로지의 보석함에서 네크리스를 훔쳐내어 나에게 빌리가 살아 돌아왔다고 믿게 하기 위하여 일부러 보트 가게에 두었던 것이다. 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로지는 네크리스를 정겨운 듯이 보면서 중얼거렸다. "기억하고 있어, 나. 크리스가 나와 빌리에게 이 네크리스를 약혼 축하라고 말하며 주었던 때의 일을." 1년전, 빌리와 로지의 약혼의 축하로 우리들 3사람은 라쿤시에서 약 30 킬로미터 떨어진 스키장으로 가서, 그곳의 작은 산장에서 두사람에게 네크리스를 선물한 것이다. "그이가 시카고로 전근하기 1주일전, 우리들, 한번 더 그 작은 산장으로 가서 하룻밤을 보냈어. 그것이 마지막 추억이 되어버렸어." 먼 곳을 바라보둣이 하면서 말하는 로지의 눈에 반짝하고 빛나는 것이 맺혀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는 라쿤시의 번화가를 아무 생각없이 걷고 있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번잡함이, 지금의 나에게는 아주 먼 것처럼 느껴졌다. 빌리는 살아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죽은 것일까. 단지 한개의 네크리스에 나는 농락당하고 있다. 살아 있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었던 만큼, 내 몸에서 호수물이 빠져나가는 듯이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커피숍 앞에 세워둔 코브라로 돌아왔다. 운전석에 올라타고는 슬쩍 얼굴을 들었다. 순간, 다시 나?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코브라를 세운 도로의 저편의 보도를 많은 사람들이 걸어간다. 그 속에서 나는 일순간, 그리운 얼굴을 본 것이다. 그 남자는 이쪽으로 옆얼굴을 보이고, 작은 남자아이와 같이 서서 교차점의 각도의 가게를 훔쳐보둣이 하며 서 있었다. 그 남자가 무심코 이쪽을 향했다. 빌리!? 나는 무의식적으로 목소리가 튀어 나올 뻔 했다. 닮았다! 빌리와 아주 닮았다! 사람들 틈에 숨어 보였다 사라졌다 하지만, 나에게는 빌리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일순간, 나와 그 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하지만, 다음 순간, 빌리의 시선은 천천히 나를 피해, 다른 것을 보는 듯이 생각되었다. 동시에 튕기듯이 빌리는 나에게 등을 보이며 달리기 시작했다. "빌리!" 나는 마음속으로 외치며, 차도에 뛰어들어 뒤를 쫓았다. 끼끼끼이익! 저쪽에서 오던 차가 나를 치일 것 같자, 급 브레이크를 걸었다. 상관하지 않고 나는 빌리를 쫓았다. 통행인이 놀라서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빌리는 도로에서 도로로 계속 도망가고 있다. 왜 도망가는거냐, 빌리! 너는 빌리가 이닌 것인가!? 가짜인가? 나는 열심히 쫓았다. 하지만 그 남자는 결국 사람들 틈에 묻혀, 이윽고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나는 노상에서 아연하여 멍하게 서 있었다. 악몽을 꾸고 있는 건가, 나는!? 멍청이가 된 듯이, 나는 원래의 교차점에 되돌아 왔다. 그러자 이리로 작은 남자애가 다가와서, 내 얼굴을 올려다 본다. "형." 그것은 아까 그 남자와 같이 서 있던 남자아이다. "저기. 아까 그 형이 이걸 형한테 건네주라고." 건네준 것은 한장의 관광용 팜플렛이었다. "아름다운 설산과, 하얀 스키장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표지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그리고 설산과 통나무집을 배경으로 미인모델이 스키를 어깨에 메고 찍혀 있다. 나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눈 앞의 가게를 보았다. 남자가 훔쳐보고 있던 그 가게다. 그곳은 여행대리점이었다. 남자아이가 나에게 건네준 것은, 그곳에 나열되어 있는 관광 팜플렛이었다. 팜플렛에 찍혀 있는 통나무 집을 보는 동안, 나의 뇌리에는 조금 전 로지가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그이가 시카고에 전근가기 전, 우리들 그 작은 산장에서 하룻밤을 지냈어."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 산장의 일을 알고 있는 것은 나와 빌리와 로지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남자는 역시 빌리였고, 나에게 그것을 알리기 위해 순간적으로 팜플렛을 집어 남자아이를 통해 나에게 건네려고 했단 말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것도 또 나를 속이기 위해 교묘히 꾸며진 함정이란 말인가. [Chapter. 5] is End... --------------------------------------------------------------- [Chapter. 6 작은 산장(1)] 집에 돌아온 것은 3시가 지나서였다. 이미 벌써 해는 산으로 떨어지려고 하고 있다. 빨리 산장에 가지 않으면 해가 져버린다. 그래도 집에 돌아온 것은 이번이야말로 산장에서 나를 혼란시키고 있는 이 사건의 결말을 내겠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만약 정말로 빌리라면, 그 팜플렛으로 몰래 자신이 숨어있는 산장을 가르쳐 준 것이 된다. 그리고 만약 그 녀석이 가짜이고, 나를 속일 생각으로 그 팜플렛을 건네준 것이라면 녀석이 노리는 것을 무엇인가...그것이 확실해진다. 어떻게 되더라도, 그냥은 끝나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든다. 정말로 빌리라고 해도, 추적자와 일전을 나누어야 할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가짜라면 당연히 싸우게 될것이다. 그래서, 나는 애용하는 콜트파이슨과 샷건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 온 것이다. 나의 짐은 돈이 없는 양친이 남겨준 유일한 재산으로, 오래되서 볼품 없는 테라스 하우스다. 현관앞에서 배달된 신문을 집어든다. 살인사건의 기사가 센세이셔널하게 다루어져 있다. 시경찰의 수사가 진전되지 않는 것을 과격하게 질책하고 있다. 그리고 스타즈의 출동을 소리높여 요구하고 있었다. 도어의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았을 때, 나는 다시 그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바람이 묘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틀이 부실한 창호가 덜컹덜컹하고 울리고 있다. 집 주위는 잡초와 관목이 마구 자라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숨기에는 정말로 알맞다. 나는 천천히 도어를 열었다. 실내에 들어서면서 뒷 손으로 도어를 닫고, 재빨리 베레타를 꺼냈다. 1층의 부엌, 리빙룸, 2층의 침실...순으로 천천히 구석구석까지 체크했다. 집 안은 특별히 변한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왜인지 침착해지지 않는다. 부재중 전화 메시지를 확인했다. 역시 빌리로부터의 메시지는 들어와 있지 않다. 전화기를 들어 안을 보았다. 도청기를 단 듯한 흔적은 없다. 내가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틀림없이 이 방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들어온 기척이 있다. 빌리인가. 그렇지 않으면 감시자인가.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그 작은 산장으로 향할 필요가 있다. 나는 침실 침대 밑의 서랍을 열었다. 칠흑의 둔탁한 빛을 내뿜는 샷건과 45구경 콜트파이슨이 나타났다. 나는 그 둘을 오랫만에 손에 쥐었다. 리빙룸의 테이블에 가서, 탄환을 장전한다. 그 때, 나는 다시 등뒤에서 사삭거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창을 등지고 있다. 그 창에서 누군가가 보고 있다!? 나는 파이슨을 쥔 채로 천천히 머리를 돌려 창을 보았다. 아무도 없다. 재빨리 창가로 가서, 밖을 엿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다. 마당에 흩어진 나뭇잎이 석양이 비치는 어두운 빛 속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나는 진정되지 않는 기분으로 테이블에 놓여 있는 샷건을 집으려고 다시 창을 등졌다. 그때다. 카챵...!! 갑자기 창문이 깨졌다. 내가 돌아보는 것보다 빨리 창에서 두개의 팔이 뛰어들어 내 목을 쥐었다. 단숨에 조여온다. 굉장한 힘이다. 한 순간, 정신을 잃을뻔 했다. 손에서 파이슨이 미끄러져 떨어졌 다. 하지만, 나를 제정신이 들게 한 것은, 그 현장에서 맡았던 썩는 냄새였다. 목을 조여오는 누군가의 몸에서 굉장한 냄새가 풍겨지고 있다. 그 개같은 괴물일리가 없다. 다른 놈이 있었나!? 도대체 누구냐...!?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돌아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잠깐 보인 것은 목을 조이고 있는 팔의 일부다. 인간의 팔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 팔은 마치 켈로이드(Keloid : 자상, 화상, 궤양등의 상처가 아문 뒤에 생기는 살갗이 벌겋게 부푼 자국) 형태로 피부가 핑크와 검은 반점모양으로 변색되어 있다. 이것과 같은 팔을 나는 전에 본 적이 있다. 살해되어, 며칠이나 방치되어 썩어버린 인간의 사체다. 설마, 사체가 일어나서 나를 덮쳐왔다는 건가!?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은 없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 팔을 쥐었다. 순간, 나는 다시 실신할 것 같았다. 내가 잡은 손안에서 상대의 팔의 피부가 스르르 부서져서 벌겋게 된 살이 부수수하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썩는 냄새는 더욱 강해졌다. 나는 결사적으로 창가의 사이드 보드의 있던 위스키 병에 손을 뻗어 상대의 머리가 있을 위치를 눈으로 짐작하고 내려쳤다. 카챵. 둔탁한 소리가 나고, 내 목을 조이고 있던 양손이 겨우 풀렸다. 나는 질식직전이 되어 헉헉거리며 숨을 쉬면서, 바닥에 두손을 대고 있었다. 그 수십초도 안되는 중에 나는 필사적으로 일어서서 창을 보았다. 적은 이미 없었다. 나는 바닥게 굴러있는 콜트파이슨을 쥐고, 밖으로 뛰쳐나가 적이 있던 뒷정원으로 달렸다. 역시 적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썩는 냄새만이 아직 부근에 남아있다. 내 손을 보니, 그 부스러진 피부의 일부가 손바닥에 붙어 있었다. 나의 전신에는 소름이 끼쳤다. 그때, 사각하고 땅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면서 콜트파이슨을 겨누며, 방아쇠에 힘을 주었다. "크리스, 나야!" 질이 외쳤다. 나는 양손으로 겨누었던 콜트파이슨을 조용히 내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얼굴이 새파래. 거기가 이 주위에 떠도는 이상한 냄새, 토할 것 같아." 그녀는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눌렀다. "질, 무언가 보지 못했어?" 내 호흡은 거칠었다. "무언가라니?" "보지 못했다면 그걸로 됐어." 나는 내뱉듯이 말하고, 집안으로 들어가 샷건과 탄환이 든 상자를 집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었었던 거야?" 뒤에서부터 쫓아온 질이, 이 이상 용서 않겠다는 얼굴로 내 앞을 막아섰다. 나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다. 괜히 부아가 나서 어쩔 수 없었다. 두번이나 괴물에게 습격을 당하고, 잡을 만한 즈음에서 그 정체조차 알지 못한 것이다. 나는 집을 나와 코브라를 향해 빠르게 걸었다. "적당히 해, 크리스! 언제까지 숨기고 있을 생각이야!? 평소때의 너 답지 않잖아." 나는 코브라에 탔다. "스타즈의 멤버는 언제 어디서 위험에 목숨을 잃을지조차도 몰라. 그러니까 서로 신뢰하지 않으면 안돼, 라고 말하고 다닌 것은 크리스가 아니었어?" 전에 없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질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대로다. 어떻게 된 것이 분명하다, 나는. 이 정도의 일로 울컥해 있다니. 나는 말없이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질은 빙긋이 웃으며, 미끄러지듯이 조수석에 올라탔다. 나는 코브라의 기어를 로우로 밀어넣고 일시에 액셀을 밟았다. 굉장한 호일스핀으로 꼬리를 돌리면서 코브라는 맹렬히 대쉬했다. -------------------------------------------------------------------------- [Chapter. 6 작은 산장(2)] 그 산장은 빅토리호수의 반대측에 있다. 나는 운전하면서, 질의 옆얼굴을 살며시 보았다. 질은 아무말 없이 전방을 응시한 채로다. 나는 지금부터, 어제에서 오늘까지의 일어났던 일을 모두 말하려고 한다는 것을 질은 알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코브라는 이미 산길에 들어서 있었다. 로지의 편지에 있던 작은 산장까지는 이제 조금이다. 그 전에, 역시 질에게는 얘기해 두어야 할 것이다. "어젯밤, 빌리라고 하는 남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나는 한마디 한마디 끊으면서 모든 것을 얘기했다. "그런 일이 있었던 거야?" 질은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끝내자,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엽기사건과 빌리가 관계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하나도 없어." 나는 신중하게 말했다. "그렇구나. 하지만 네 얘기를 종합하면, 관계있다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아. 어쨌든 산장으로 가 봐. 그래도 확실해지지 않는다면 스타즈에 보고해야 해. 그 편이, 만약 빌리가 진짜일 경우, 도울 수 있을 확률도 높을 거라고 생각해."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질에게 얘기를 한 것이 확실히 잘한 일이었다. 나는 빌리가 친구라는 점도 있고, 사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객관성을 잃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산장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주위는 거슴푸레 어두워져 있었다. 외치는 듯한 중저음의 엔진소리가 숲 속에 울려퍼졌다. 서두르는 마음을 누르고 코브라를 운전했다. 작은 시내를 건너, 조금 달리자, 이윽고 목표하는 작은 산장에 도달했다. 낯익은 건물이었다. 나도 빌리나 로지와 함께 몇번인가 이 산장에 오곤 한 것이다. 하지만, 감상에 빠져 있을 여유는 없다. 나는 질에게 샷건을 건네고, 코브라에서 내렸다. "알겠지, 상대가 인간이든, 괴물이든, 위험해지면 망설이지 말고 쏴." 질은 진지한 눈빛으로 끄덕였다. 산장의 열쇠는 걸려있는 채였다. 그녀는 키픽을 꺼내어 짧은 시간에 문의 열쇠를 풀었다. 산장의 안은 오랫동안 쓰지 않은 탓인지 탁하게 고인 공기는 곰팡이 냄새가 났다. "빌리" 나는 조용히 불렀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도 없다. 1층은 큰 리빙룸이었다. 걸으니, 끼익하고 크게 마루가 소리를 질렀다. "질, 나는 2층을 보고 올게. 너는 이 플로어를 조사해 줘." 내가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려고 하자,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크리스, 봐!" 돌아 본 질이 가리킨 것은 마루에 구르고 있는 뚜껑이 열린 비프의 캔이었다. "아직 새거야." 질이 캔의 내용물을 살펴보고 있다. 그외에도 빈 캔이 몇개 굴러다니고 있다. 나는 2층으로 올라가, 녀석을 찾았다. 그러나 빌리는 없었다. 이 캔은 정말로 빌리가 먹고 남긴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누군가가 놓아둔 것일까. "어쨌든 여기서 잠시 기다려 보자." 나와 질은 작은 방 안에 숨어, 이어질 전개를 기다리기로 했다. 빌리가 돌아 올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가짜가 무언가 이변을 일으킬 것인가. 하지만 그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1시간이 지났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허나 그 때 갑자기 나의 휴대전화에 신호가 와서 생각못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크리스..." 배리에게서 온 것이었다. "배리인가. 무슨 일이야." 잠깐동안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이상하다, 평상시의 활발한 배리와 상태가 다르다. "지금 어디에 있나 크리스, 지금 곧 만나고 싶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질도 옆에서 의심스럽다는 듯이 듣고 있다. "부탁이야. 이야기는 만나서 할게. 와줘." 나의 뇌리에 빌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최초의 밤, 빌리라고 칭하는 남자로부터의 잔화가 걸렸을 때도, 지금의 배리와 같은 모양이었다. 이빨에 무언가 낀 것 같은 느낌으로, 자세한 얘기는 만났을 때 하자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불안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배리, 나는 지금 손을 뗄 수가 없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재촉하듯이 물었다. 다시 침묵이 이어졌고, 이윽고 배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실은, 내 일신상에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어. 부탁이니까 만나서 물어 봐줘." "말도 안되는 일?" 배리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둘 있다. 그 중의 누군가가에게 문제가 일어난 것인가. "가 봐, 크리스. 네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는 내가 지키고 있을테니까." 나는 망설였다. 역시 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질, 부디 조심해야 돼." 나는 겨우 결심하고는, 코브라에 올라탔다. -------------------------------------------------------------- [Chapter.7 재회, 그리고 출격(1)] 배리가 말하는 일신상의 문제란 도대체 뭘까? 분명히 절박한 목소리로 그는 말하고 있었다. 배리가 지정한 장소는, 교외의 대형 레스토랑의 주차장이었다. 가게 안을 피하고 싶다는 것은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것인가... ..., 나는 주차장의 일번 자리에, 스몰 램프를 켜두기만 하고, 코브라를 정지시켰다. 시계를 본다. 그 산장에서 상당히 빨리 달려 왔지만, 지정된 시간을 5분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배리가 타고 있는 픽업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들어오는 차 한대 한대를 살폈다. 거리를 두고 생각해도, 당연 그가 먼저 도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배리를 기다리면서, 초조해 하고 있는 자신을 알 수 있었다. 산장의 일이 마음에 걸려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쯤, 산장에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누군가 나타났다면 그것은 빌리일까, 그렇지 않으면 함정을 판 녀석일까. 약속의 시간으로부터 곧 30분이 지났다. 나는 기다림에 지쳐버렸다. 코브라에 탑재되어 있는 경찰무선에 손을 뻗어, 스타즈를 호출하기로 했다. 놀랍게도, 배리는 스타즈의 사무소에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배리!? 나와 만날 약속을 잊은 거야!?" 허탕을 친 나는 무의식적으로 화를 내며 큰 소리를 질렀다. "이런, 미안미안. 급한 일이 생겨서, 아무래도 갈 수가 없었어. 그렇게 화내지마." 배리의 목소리는 아까와 전혀 달리, 명랑함을 되찾고 있었다. 나는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그런 것 보다 크리스, 지금 최대한 빨리 사무소로 오라고. 스타즈 전원에 집결명령이 내려졌어." "뭐라고?" "결정된거야. 엽기살인사건은 우리들 스타즈가 담당하기로 말야. 출동의 제 1진은 브라보 팀이다." 시민의 목소리에 밀려, 겨우 브라이언 서장이 결단을 내린 것일까. "질에게도 연락을 취하려고 했는데, 무선이 통하지 않아서 곤란해하고 있어." 배리의 그 말에 나는 핫하고 놀랐다. 질에게는 핸디 타입의 무선기를 건네주고 왔다. 그것이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은 질의 몸에 무언가가 일어난 것에 틀림없다. 나는 산장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코브라의 엔진을 걸었다. 산장에 도착한 것은 그 후부터 30분 후였다. 주위는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달은 낮게 갈린 구름의 뒤에 가려져, 산장의 어두워진 그림자가 멈춰 있는 코브라를 덮고 있었다. 정적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산장에 한점의 빛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빌리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일가. 그렇지 않으면 산장 안에서 이변이 일어났기 때문일까. 나는 회중전등을 대쉬보드에서 꺼내었다. 샷건을 한손에 쥐고, 산장의 오래된 나무문의 앞에 섰다. 조용히 문을 밀어 열었다. 실내에서 흘러나오는 그 뭐라고 말 못할 썩는 냄새가 , 내 코를 일시에 덮쳐온다. 내 몸은 곧 공포와 긴장감에 지배되었다. 괴물이 있다. 나는 조건반사적으로 문을 발로 차고 방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물건의 그림자에 뛰어 들어, 어둠에 숨어 주위를 살폈다. 산장의 안은 기분나쁘게 조용해져 있다. 샷건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갖다대면서 벽을 따라 주의 깊게 걷는다. 질은 어떻게 된 걸까. 어둠에 눈이 익숙해져서, 주위의 상태를 희미하게 알게 되자, 나는 깜짝 놀랐다. 큰 테이블이 옆으로 쓰러져 있다.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은 창문이 깨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위험을 감지하고, 회중전등을 켰다. 마치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같이 방은 보기에도 처참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통나무로 만든 벽은 큰 충격을 받은 듯이 엉망으로 부서져, 큰 구멍으로부터는 밖이 보인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도 도중에서 부서져 있었다. 가구라는 가구는 모두 쓰러져 있고, 마루에 뚫린 구멍으로부터는 지면이 보이고 있었다. 설마 그 개 같은 괴물이 한 것인가. 그럴리가 없다. 나의 목을 조르던 부패한 팔을 가진 녀석이라해도 무리다. 하지만, 그 놈들과 똑같은 썩는 냄새가 떠돌고 있는 것이다. 괴물은 도대체 몇 종류가 있는 건가. 나는 나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어디에도 질과 빌리의 모습은 없었다. 나는 더 안을 조사하려고 발을 한보 디뎠다. 순간, 미끈하고, 무언가에 미끄러져 쓰러질 뻔 했다. 마루에 꿇어 앉아, 손으로 만져 본다. 끈적거리는 무언가가 손에 묻어 왔다. 회중전등으로 비추니, 그것은 반투명의 젤리 모양의 액체로, 손 가락 주위로부터 실을 만들어 바닥에 뚝뚝 흘러 떨어졌다. 비릿한 냄새다. 무언가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생물의 체액임에 틀림없다. 구멍이 난 벽에서 돌풍이 불어왔다. 질은 어디에 있나!? 빌리는!? 그러자, 그 순간 나의 귀에는 바람을 탄 그 기분나쁜 포효가 들려 왔다. 크아앙! 한순간에 소름이 돋는다. 그 개와 비슷한 괴물의 멀리서 우는 소리다. 나는 샷건을 손에 쥔 채, 밖으로 뛰어 나갔다. 질의 모습을 찾아 무아무중으로 달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소리가, 괴물의 포효로 들린다. 나의 오감은 점점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 예민해진 귀에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발을 멈추엇다. 스스스... 지상의 위를 무언가 무거운 것이 끌면서 가는 듯한 소리다. 가까운지 먼지 거리가 파악이 안된다. 그 소리가 뚝 멈추더니, 다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소리만이 들리게 되었다.소리를 낸 녀석은 없어진 것인가. 아니다, 가까이 있다.그 순간, 나의 뺨에 비릿한 냄새가 나는 액체 같은 것이 떨어졌다.손으로 만져보니, 그것은 그 산장에서 보았던 액체와 같은 것이다.도대체, 내 머리 위에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 [Chapter.7 재회, 그리고 출격(2)] 나는 공포로 천천히 머리를 들어, 머리 위를 보았다. 칠흑의 밤하늘에 겹치듯이 또 하나의 거대한 칠흑의 윤곽(輪郭)이 어렴풋이 보였다. 윤곽의 안에는 번득번득 빛나는 두개의 눈. 무의식적으로 나의 무릎이 덜덜 떨렸다. 다음 순간, 마치 반동을 가하듯이 그 윤곽과 눈이 잠깐 하늘로 멀어졌다고 생각했더니, 일시에 나에게 덮쳐왔다. 나는 샷건을 쏘는 것도 잊고 지면으로 굴럿다. 콰직, 콰직, 콰직! 주위의 관목이 그 윤곽에 차례로 차례로 쓰러졌다. 한번 하늘로 돌아간 윤곽이 이번은 정확히 나를 노리고 덮쳐왔다. 나는 샷건을 쏘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빨리 어두운 밤에 섬광이 빛났다. 탕! 탕! 탕! 메마른 총성은 틀림없이 나의 콜드파이슨이다. "도망가 크리스! 도망가라고!" 전방의 바위틈에서 질이 밤하늘을 향해 발포하고 있다. 나는, 그 말에 튕기듯이 달렸다. 질도 바위틈에서 뛰어나와 쫓아온다. 근처를 흐르는 냇물의 음에 섞여 그 무거운 물체를 끄는 듯한 기분나쁜 소리가 다가왔다. "큰 뱀이야! 저건!" 질이 뒤에서 외쳤다 큰 뱀이라고!? (asten 주 : 원문은 '大蛇'이나, 마땅한 말이 없어 그냥 직역. KOF의 '오로치'도 한문으로 쓰면 이렇게 쓴다.) 말도 안돼! 아무리 미국이 넓다고 해도 저런 거대한 뱀이 있단 말인가! "저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산장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급경사로 나왔다. 나와 질은 아무 주저 없이 경사면을 굴러 떨어져, 바위 틈에 몸을 겹치듯이 숨었다. 스스스... 소리가 사면의 위를 멀어져 간다. 어떻게든 살아난 것 같다. 나와 질은 어깨를 움직이며 크게 숨을 쉬었다. "여하튼 사정을 얘기해 줘." 질의 설명에 의하면 내가 배리를 만나러 나가고 나서 20분 정도 지나서, 한 남자가 산장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로부터 빌리의 일을 들었던 질은 어둠속에서 잠자코 서서 남자를 관찰한 결과, 확신을 갖고 나와 말을 걸었다. 그 남자는 처음에는 놀랬으나, 질이 나의 동료라는 것을 알고는 희색을 띄우며, 자신은 틀림없이 빌리라고 이름을 밝히며 질에게 다가왔다. 그 때, 돌연, 산장에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자, 벽을 부수며 그 윤곽이 덮쳐왔다는 것이다. 질도 빌리라고 이름을 밝힌 남자도, 필사적으로 산장을 뛰쳐나왔다. 정신없이 달려, 그 바위틈에 숨었을 때, 남자의 모습은 이미 없었다. 나는 일어섰다. 질에게서 들은 것만으로, 아직 그 남자가 빌리라고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질에게, 두사람이 헤어졌다고 생각되는 장소로 안내하게 했다. 당연 질도 내 뒤를 쫓아 왔다. 30분 정도 숲 속을 걸어, 드디어 우리들은 목표인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크리스, 저기!" 질이 외쳤다. 전방의 완만한 사면을 기어 올라가는 남자의 뒷 모습이 보였다. 사면의 저 편에는 숲속을 가로지르는 프리웨이가 있고, 도로 옆에는 폐쇄된 레스토랑이 있었다. 그 뒷모습에 나는 반가운 감정을 느꼈다. 빌리인가? 아니 빌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 모르겠다. "빌리!" 나는 힘껏 큰 소리로 불러 보았다. 남자는 흠칫하며 돌아 보았다. 그 남자의 얼굴은...틀림없다. 죽었던 빌리였다. "크리스..." 금새 남자의 얼굴이 기쁨으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다행이다. 빌리가 살아있기를 바라는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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