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31 오후 8:59:10 Hit. 1337
저와 함께 15년 동안 같이 커 온 진돗개 가 있습니다...그동안 같이 뛰어 놀면서 정이 엄청 많이 쌓였지요...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같이 놀아주지도 못하고 맨날 그냥 지나쳤습니다...15년을 사람으로 따지면 거의 80살 가까이 되는지라 작년 부터 기력이 차츰차츰줄어드는것이 보이더군요...뒷다리에도 힘이 없고...자꾸 저를 제대로 처다보지도 못하는 것입니다...밥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먹으면 다 게워냅니다...그래도 제가 부르면 힘없는 몸을 일으키며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는데...이젠 발에 힘도 없어 일어서지도 못합니다...눈에 초점도 없구요...오늘 갑자기 보니까 이상한 자세로 바닥에 누워서 있는지라 덜컥 겁을 먹고설마설마 하며 불렀는데...반응이 없어서 가까이 가보니 숨을 쉬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이던지...제가 가서 만져도 그자세에서 움직이지를 않고 발이 이상하게 굳어 있었습니다...그래서 일으켜 세워 줄려고 들려고 했는데 절 향해 으르렁 거리더군요...그동안 잘 못해준것이 머리속을 다 스치고 지나가더군요...바쁘다는 핑계로 놀아주지도 못하고 매정하게 그냥 지나쳤으니까요...얼마나 심심했을까요...얼마나 외로웠을까요...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한 가족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 너무 괴롭습니다...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더 힘들텐데...차라리....녀석을 생각하면 더 이상 아프지 않는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하네요...안락사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아닌것 같기에 울집에서 좋은 기억을 간직한채 보내줄려고 합니다...이런 생각조차 안하게 툭툭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는데...이젠 힘들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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