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7 오후 10:29:25 Hit. 1700
제가 처음 게임을 시작했던게 1985년에 6세의 나이로 갓 서울로 올라온 촌놈이였습니다.
제 위로 3살 위의 형이 있는데.. 형이 시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락실을 다녀와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보글보글" "너클죠" "마법사 위즈" "너구리" 게임들의 아기자기하고 현란하고 중독성있는 게임 덕분에 줄기차게 오락실을 다녔었죠.
가난한 가정형편에 게임을 할 여력도 힘들어서 가끔 부모님께 용돈 50원을 받으면 바로 올락실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또 돈이 없을 때는 오락실 주인아저씨 심부름을 한 번 하고 게임 한 번 하고..
^^: 어린나이에 게임을 잘 못하는 아저씨가 있으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훈수를 두다가 아저씨 게임을 뺏어서 하기도 했구요.
그러다가 국민(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녀석의 집에 놀러갔는데 대우 재믹스V가 있던것입니다. "양배추인형" "트윈비" "마성전설" "요술나무" "몽의대륙" 휴~~~ 그 날 이후로는 학교가 끝나면 매일 그 친구녀석 집에 모여서 스틱 2개를 가지고 니가 먼저하네 내가 먼저하네 아웅다웅 하기도 하구요.
그러다 이 친구가 패미콤을 구입하고 나서부터 일본 RPG게임 / 시뮬레이션 이라는 플레이타임이 길고긴 게임에 맛이 들린 겁니다.. 이런 게임들은 멀티플레이가 되지를 않아 친구녀석이 하는 걸 옆에서 보기만해도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비록 일본어로 뭐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동네에 얼마 없는 게임샵에서 "게임월드" 라는 잡지에 공략을 500원 주고 복사해오고...... 게임을 클리어했을 때의 감동이란....파이널판타지3 / 드래곤퀘스트4 / 2차 슈퍼로봇대전...... 제 기억에는 정말.. 최고의 게임들이였죠..
그 후에 중학교에 입학하고 아는 동생이 슈퍼패미콤을 사게 되었습니다. 당시 세운상가 (지금은 모두 없어졌지만) 2층 야외상가 게임샵에서 일하는 형이 슈퍼패미콤을 싸게 팔았는데 알고보니 과열 되면 다운되버리는 불량 슈퍼패미콤이였습니다. 정말 웃긴게 10분 플레이하고 40분을 냉동실에 넣어두고 또 꺼내서 플레이하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였지만 이런식으로 친구 5명이 모여서 "파이널판타지5"를 클리어했습니다... 한 놈은 플레이를 하고 나머지는 공략본을 읽고 서로 훈수를 두고 스토리를 음미하면서 말이죠. 10분 플레이하고 40분은 토론하고...
처음으로 "성검전설2" 소프트웨어를 사면서 친구들과 꼬깃돈을 모아서 패드 1개와 컨트롤러 멀티탭을 사서 3인용으로 RPG게임을 했던 흥분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정말 단돈 5만원이지만. 그 때는 각자 몇 달치 용돈을 모아서 샀던 기억이네요.. 물론 게임팩 바꿀 때도 다들 돈을 모아서 교환을 했었죠.. 바꿀 때마다 팩의 접촉면을 보고 복사본이네 아니네.... 확인해가면서..
참! ^^; 유치 할 지는 모르겠지만 스퀘어 게임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게임을 살 때마다 오프닝과 엔딩은 꼭 비디오 테잎으로 녹화까지 했습니다..... 지금 집 창고 어디엔가 잠자고 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동생녀석네 집에 갈 수 없을 때는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세운상가로 가서 그냥 돌아다니면서 진열된 게임기로 게임 하기도 했구요... (세운상가 입구에 제일 처음 매장에서는 네오지오를 진열해 놨었죠.. 줄서서 게임을 했다는.. ^^;) 가격도 알아보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소프트웨어 가격이 그 당시가 더 비쌌던거 같습니다. 스트리트파이터2가 슈퍼패미콤으로 처음 나왔을 때 10만원 정도의 가격에 나왔고 빅타이틀이 나올 때 마다가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었으니까요.
어쨋든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슈퍼패미콤을 구입하게 되고 드디어 나의 게임기를 내 돈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플레이했던 게임이 "로맨싱사가2" 였습니다.. ^^: 정말 극악의 난이도였죠...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몇 번이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뭐 결국 클리어는 포기하고 바로 "파이널판타지6" 를 사서 공략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중 최고는 VI 입니다.... 배경음악이며 스토리며 익사이팅한 전투 그래픽 까지요..
혹시 UFO라고 아시나요? 그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제품은 패왕이라고 하는 팩을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에 복사를 하고 플레이가 가능한 제품이였죠.. ^^; 당시 게임샵에서 5,000원 ~ 20,000원 선에 팩을 플로피 디스크에 복사도 해주었었죠. 그런데 디스크에러가 심해서 얼마안가 처분해버렸었죠.
그 후에는 닌텐도가 슬슬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고 소니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철권 1탄이 나오고 파이널판타지7이 나오고.... 역시 플레이스테이션도 구입한 친구녀석 집에가서 해봤지만.... 3D로 나온 파판7은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 대신 버스트어 무브 / 나의 요리 같은 즉흥적인 게임에 매료가 됐었지요...
그리고 나선 아케이드 게임으로 한창 전향을 했습니다... 이미 한참전에 아케이드에서는 스트리트파이터2를 시발점으로 아랑전설2 / 아랑전설2스페셜 / 사무라이스피릿츠 / 월드히어로즈 / 다크스토커즈 / 호혈사일족 등등 대전액션 게임의 붐이였던 시절이였죠. 뭐 나중에야 철권이 대전액션 장르를 모두 섭렵을 해버렸지만 말이죠. 2D 게임은 킹오브파이터즈를 끝으로 철권에 그 자리를 지금까지 넘겨줘야 했었습니다.
다시 콘솔로 돌아와서 제 생각으로 저의 게임관은 플스1탄 이 후에는 정말 게임의 범람이였던것 같습니다. PC게임도 있고 나이도 있어서 PS2 도 쉽게 살 수 있었구요... PS2 부터는 친구들 3명 이상 모이기 힘들었습니다. 뭐 점점 게임에 흥미를 잃어갔죠..
그러다가 2002년도 군대 말년 때 ^^; 메탈기어솔리드 1탄을 PC용으로 처음 접했는데요. 정말 행정병이였던게 감사할 정도로 야밤에 행보관 퇴근 후 후임들 장부 맞출 때 밤새도록 게임을 즐겼습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밤샘 플레잉인지... 그리고 PS2로 "메탈기어솔리드2"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 때 용돈을 모아서 PS2와 "메탈기어솔리드2" 를 열심히 렌즈가 닳도록 플레이 하고선.. 또 할게 없어지더군요.
다음엔 엑박에 철기라는 거대 컨트롤러에 메카닉 시뮬레이션 게임이 나와서 혹해서 샀다가 역시나 하고 흥미가 없어 컨트롤러는 팔아버리고 엑박은 Divx/DVD 플레이어로 전락하고 가끔 GTA 시리즈로 마구 총을 갈겨대는 것 외에는 별로 하지도 않고 말이죠.
그 가운데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픈베타를 하길래 한 번 해볼까 하다가 2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엑박360이 나와오자마자 구입해서는 할만한 게임이 없어서 구입한지 일주일만에 되팔고.
한동한 게임에 흥미가 없다가..... 최근 PS3슬림을 구입했습니다. ^^:
나이를 먹어서인지.. 정말 예전 같은 그런 흥분을 느끼고 싶지만 같이 즐길 친구도 성인이 되나서 자금 부족에서 오는 갈증 같은 느낌도 가질 수 없는 현실 때문인지 그렇게 큰 흥분이 점점 없어지는군요.. ^^: 큰일입니다.
인생의 대다수를 게임과 함께 보내왔고 게임덕분에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던 놈이 IT업종에서 벌어먹고 살고 있는데.... 정말 아이러니 합니다.
그 어릴적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흥분을 지금도 느끼고 싶은데..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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