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파판지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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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파판지아란?

즐사마

2009-07-20 오전 12:12:26 Hit. 1887

나에게 있어서 파판지아란? 파판지아 가입년차 이제 막 2년차다. 어느덧 파판지아에서 커뮤니티 활동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의 지난 시간이다. 퇴근하고 파판지아에서 글을 쓰고 있다가 친구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뭐하냐?", "나와라, 술 먹자."의 뻔한 패턴의 대화였다.-_- 전화를 끊고 다시 글을 한창 작성하고있는데, 얼마되지 않아 친구 녀석이 집으로 찾아왔다.  성급하기도 하지. 뭐가 그리 급했는지 현관문을 박살낼 기세였다. "야...니네집 아니라고 발로 차지는 마라." =_= "뭐하길래 이렇게 문을 안 열어? 야한짓했냐? ㅋㅋㅋ" "그냥 인터넷에서 글 좀 쓰느라." ('-') "싸이했냐?" "아니...싸이는 아니고, 게임 사이트야." 친구 녀석은 내가 작성하고 있는 모니터를 한참을 바라보더니 이해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데 이런건 왜 하냐?" 쉬우면서도 어려운 대답이다. 어차피 이런 녀석에게 사실을 자세히 말해봤자, 시간만 잡아먹고 이해도 못할 녀석이니 그냥 그러려니 넘어갔지만. 다른 사이트들과 비교해서, 그냥 가입만 하고 있었던 사이트와 달리, 글을 열심히 적어대고 있는 나의 모습은, 단순히 사이트가 좋아서 활동하고 있는게 아니였다. 남는 여과 시간을 위해 그동안 카페, 블로그 활동은 잠깐 해봤지만, 말그대로 '잠깐' 글을 적다 마는 것이 전부였다. 글 몇개 적는 것도 귀찮아서 활동도 중단해 버렸고. 그러다 다시 게임의 향수에 젖어 PS2를 구매했고, 슈퍼로봇대전 임팩트 공략집을 구하다가 우연스레 찾은 곳이 바로 이곳이였다. 파판지아 첫인상은 매우 낯설고,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기분이란... 게다가 등급제로 운영되고 있어서인지 아무래도 일병 찍기전에 임팩트를 깨버릴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사이트 가입 첫날, 게시판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덧글 난사질을 시작했다. 포인트를 올리기 위함이었다. 덧글 달기가 귀찮아서 다른 사람의 덧글을 복사하여 남기기도 했고(지금도 찾아보면 있다. 즐사마 훈련병의 만행을...-_-), 적는다하여도 글자수 제한 때문에 대충 남기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그 회원의 글이라도 열심히 읽고 남기느냐? 물론 아니였다. 나에게 있어서 이 사이트는 그저 공략을 위한 사이트였으니까. 그렇게 게시판을 돌아다니다가, 예전 공지들을 발견했다. 그중에서 게임월드님께서 작성하신 공지를 보았다. "회사에서 파판지아를 하다가 짤렸..." 그리고 파판지아를 떠나셨다는 공지를 읽게 되었다. 어쩐지 이런 대규모 사이트인데, 득보단 실이 많은 듯한 측은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게임 사이트들만 봐도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를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파판지아라고 해서 자선사업 단체가 아니니, 그래도 운영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가 아닐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계급을 올리기 위해서 활동하던 것이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흡사, 내가 다른 홈페이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포인트와 계급을 위해 덧글을 남발하던 것이 변화된 계기. 그것은 이곳 고참 회원님들 덕택이었다. 우선 당시 중위라는 다이아 금색(계급 아이콘이 변경되기 전이다)의 중엄한 계급을 뽐내며 '빛과소금'님이라는 회원님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들 나처럼 훈련병과 이등병이 수두룩한 자유게시판에서 유유히 글을 쓰고 사라지는 중위의 계급, 무언가 나에게 빛이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말그대로 파판지아의 빛과 소금인 존재였다. 파이널 판타지아처럼 활동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혹독한 계급체계에서 적응하고, 매너있는 활동을 하시던 빛과소금님, 그리고 빛과소금님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글을 남기시는 중위 '파이널프로'님. 높은 계급장을 달고 있는 회원님들답게 매너있는 활동으로, 회원들의 모범이 되어보였다. 시초는 그분들 때문이었다. 일단 일병을 올리고서라도, 나만의 계급장을 위해서 도전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 언제 한번 부사관이나, 위관급과 같은 고위 계급을 달아보겠는가?  이 기회에 저분들처럼 높은 계급장으로 활동을 하고 싶었다. 이것이 즐사마 이등병의 작은 바램이었다. "여러분, 제 목표는 투스타입니다." 당시 사병 찌끄레기(?)였던 즐사마 상병의 작은 외침이었다. 그 누가 가입한지 며칠밖에 안된 사병의 말에 관심을 가지겠는가? 마치 방금 가입한 훈련병이, '저는 여기서 스타를 달아보이겠습니다.'와 다르지 않는 외침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러한 각서없는 약속(?)에도 파판지아 회원님들은 내게 격려와 조언을, 그리고 즐사마 상병에게 '희망'이라는 힘을 안겨주었다. 당시 '둥~'상사님의 투스타까지 힘내라는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래, 다른 사이트들과 차별화를 두었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지나가는 회원의 말일지라도 무시하지않고, 응원해주시는 파판지아 회원님들. 이것 때문에라도 나는 그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억지로라도, 자기 최면으로 걸었던 투스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나도 높은 계급장을 달고 새로 오신 회원님들께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 왜 하필 높은 계급이었나, 라고 되묻는다면 낮은 계급으로는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당시 같이 활동하셨던 빛과소금님, 파이널프로님을 제외하고도 현재의 즐라인 아필 대장님, 언니네 행보관님들도 계셨었다. 두분 모두 나와 비슷한 계급장을 지니고 계셨었고, 마찬가지로 매너있는 활동을 하고 계셨다. 그렇게 회원님들과 즐겁게 커뮤니티를 즐기던 즐사마 부사관, 드디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파이널 판타지아 체험기'라는 웹툰(?)을 제작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즐칼럼 첫페이지에 영광스럽게 자릴 차지하고 있는 파판지아 체험기는 나에게 의미있는 파판지아를 위한 '첫 활동'이었다. 지금까지 누구를 위해 만화를 그려본적도, 아니 적어도 막연하게 사이트를 위해서 만화를 그렸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아마 인생 '최초'이자, '마지막'인 것이 될지도 모른다. 파판지아처럼 국내에 같은 취미를 가진 게이머들의 정감 넘치는 사이트를 찾기란 사막에 오아시스를 찾는 것과도 같을테니. 이때 우연의 일치인치, 잠적(?)하셨던 게임월드님께서 다시 파판지아에 복귀하셨고, 파판지아 체험기를 보시고는 포인트 200점이라는 즐부사관인 당시에는 엄청난 포인트를 선사해 주셨던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더욱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포인트 순위 바닥이었던 즐사마가 어느새 포인트 순위 첫페이지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드...드디어 나에게도 쫄병들이!! ㅜ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잠시, 위로 올라갈 수록 엄청난 포인트 격차는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그러나, 파판지아에서의 활동은 이제 계급만이 아니게 된 것이다. 즉, 포인트를 벌기위해서 활동을 한다거나 하는 시기가 지나게 되었다는 거다. 진정으로 커뮤니티를 하기 위해 코멘트를 달고, 게시물을 세우게 되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계급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원님들과 커뮤니티를 즐기기 위함이었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활동을 하게 되었고 그 덕택에 활동을 해도 오르지 않던 포인트는 단순히 숫자일뿐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파판지아 회원님들께 파판지아에서 가장 빠른 '광속 진급자'라는 명예를 얻게되었다.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할 무렵, 나에겐 청천병력과도 같은 게임월드님의 공지가 있었다. "후원금을 받습니다." 원래 후원금이라는 공지 자체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나, 이번에 새로이 작성된 공지, 무언가 조짐이 이상했다. 나의 불길한 예상이 적중이라도 하듯이, 사이트에 위기가 닥쳐온 것이였다. 개인의 힘으로 운영되어 왔었고, 더욱이 운영자님의 개인사정 또한 더욱 악화되었던 것이다. 처음 가입할 당시만해도 사이트에 공지되어 있는 글을 보곤 대수롭지 않게 여긴것이 화근이었다.  '그래도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으니, 그리 나쁜 상황만은 아니겠지. 누구나 힘들게 사니까, 힘들다고 약한 소리 하는 걸거야.' 사실 그렇지 않은가. 없다고 소리치는 사람도 뒤져보면, 남들보다 훨씬 잘사는 사람이 태반이다. 소위 그것을 배부른 소리라고 하지 않는가?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실제로는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간 이렇게 큰 규모의 파판지아가 당연히 배부른 소리일거라 단정지었는데, 실은 그게 아니라, 정말 위기가 닥쳐온 것이였다. "이번 위기를 못 넘기면, 사이트는 폐쇄될지도 모릅니다."   이전의 공지사항들만 찾아보더래도, 좋은 소식보단 오히려 다른 사이트들과 마찰과 분쟁뿐이었다. 그속에서도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운영자, 그리고 회원들의 힘으로 버텨오고 있었던 것이다. 감복했다. 게임월드님의 능력과 파이널판타지아에 대한 애정에. 그간 파판지아에서 내가 떠들던 파판지아의 '정', 그것은 게임월드님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는지도 모른다. 과연 나라면, 끝까지 버텨낼 수 있었을까? 작은 바람이 불어온다면 그대로 쓰러지진 않았을까? 파판지아는 태풍이 거세게 몰아쳐도 맞받아치며, 끝까지 버텨왔던 것이다. 무심코 읽었던 사이트의 공지사항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내가 없었을때, 나와는 관계없던 사건들이라 쉽게 지나쳤던 사건들이 다시 나에게 비수가 되어 꽂히는 기분이었다. 결국 사이트는 정감 넘치는 회원들의 보탬으로, 당분간 유지되었다.  그리고 즐사마의 목표였던 원스타, 투스타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막상 달아보니, 사실상 크게 기쁘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처음 가입했을때 목표로 했던, 회원들과, 나 자신에게 최면까지 걸며 약속했던 투스타를 이룬 것은 분명 나에겐 대단한 일이었을텐데. 크게 기쁘지 않다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계급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말로만 파판지아의 정이 아니라, 진정 파판지아를 생각하게 된 기분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간 활동하며 정들었던 이곳, 파판지아가 폐쇄될수도 있단 생각 때문에 진급을 하더라도 흥이 날리 만무했다. 어차피 파판지아가 없다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 말이다. 모두 부질없는 일일 뿐이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후원금 공지가 나왔다. 저번 후원금 공지를 봤던 회원이라면 누구나 분위기상 쉬쉬하고 있었던 사실, 파판지아가의 존속이 위험하다는 그 사실.  이번엔 호스팅 업체에서 주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연장이 되지 않으면 그간 있었던 '정말로 끝이다.'라는 얘기가 이제는 사실이 된 것이다. 그래도 자기위안으로 스스로 생각했다. '이번 위기만 넘기면 새로운 기회가 될 거야.' 그렇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차갑다. 내 가슴을 차가운 송곳으로 후벼파는 느낌이다. 아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런 생각을,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제작년만 하더라도 사정이 좋았기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더 먹고, 더 놀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을 믿지 못한 관계로 돈을 잃었고, 파판지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마저 잃어버렸다. 최근까지도 원래 들어오기로 했던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악재의 연속인 것이다.  아니, 아직 나에겐 잃지 않은 것이 있다. 전에 게임월드님의 콘솔을 모두 처분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제는 내 차례인 것이다. 파판지아를 알게되면서 나의 게임 시간은 점차 줄었고, 어느새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보다 파판지아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게임기 따위야 어차피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파판지아는 다르다. 지금밖에 없다. 파판지아, 지금까지 활동해 온 것은 모두 회원님들 덕분이었고, 내가 이룬 계급이 아니라, 회원님들이 이끌어준 계급이라 생각한다. 파판지아, 게임월드님께서 존재했기 때문에 파판지아도 동시에 존재했던 이유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게임월드님이 없는 파판지아는 파판지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게임월드님과 회원님들이 존재하는 이곳이 파판지아이며, 그 마지막이 언제든, 그 끝이 어디이든, 모두 함께 갈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파판지아란 바로 그런 곳이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파판지아란 무엇입니까? -끗-

Lv.1 / 탈영병 . 즐사마 (dkanfh)

( 9246 / 10001 ) 92%

포 인 트 : -755 P
가 입 일 : 2007-11-10 오후 4:07:18
최종접속일 : 2011-07-31 오후 9: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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