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1 오후 7:55:52 Hit. 2998
생애 처음으로 불암산을 탐방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생각이 난 김에 오늘 아침 7시에 고시원을 나서서 아침을 김밥X국 에선 먹고 난후,
산에서 먹으려고 김밥 두줄을 사고 8시 쯤에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불암산 입구로 가기 위해서는 꼭 지나쳐야 하는 원자력 병원의 모습입니다.
원자력 병원을 지나 불암산 입구로 가기 위한 입구 부근의 모습입니다.
녹색 점이 찍힌 부분으로 들어가면 불암산 입구가 등장합니다.
이전 사진의 입구로 들어가면 새로 방문한 등산객들을 위해 등산로에 대한
사진이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루트가
다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번에 처음 등산했을 때의 등산 루트를 빨간 선으로 표기해 봤습니다.
처음 등산한 것도 그렇고 산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고 싶은 마음에
우선 가장 짧은 루트를 선택해서 등산을 하였습니다.
확실히 거리가 너무 짧아 등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뻘쭘하였기에
녹색으로 숫자 1을 써 준 아파트 뒷산을 지나다가 잠시 들려 마치 수색정찰이라도 하듯
이잡듯이 공략을 한 후 최종 목적지인 고시원에 돌아오긴 전에
S대 후문(지도에는 표시가 안 되어 있다. 빨간 선이 끝나는 부분인데,
바뀐지가 얼마 안 되어서 표시가 안 된것 같습니다.)으로 들어와
잠시 학교 구경을 한 후 정문으로 나와 집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등산한 루트는 저번보다 좀 더 전진하여 삼육대로 내려와
차들이 쌩쌩 다니는 길을 쭉 따라 복귀하는 루트를 선택하여 봤습니다.
(참고로 지도에 표기되어 이스턴 캐슬로 내려오는 루트는 철조망으로 막혀 있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지도를 등지고 좀 더 들어가니 불암산의 입구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입구를 지나 걸으니 무슨 군대 시절의 순찰로를 연상시키는 길이 나를 맞이하였습니다.
윤형철조망 참 오랜만더군요......(그래도 반갑지는 않네요.....ㅡ.ㅡ;)
길이 그런 식으로 되어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네요. 바로 군대 막사!!
실제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살짝 양심이 찔렸서 잽싸게 찍었습니다.
군 막사를 지나니 이제야 산길 같은 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좀 걷다 보니 처음 등산할 때 내려가는 길의 표지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이 녀석을 무시하고 더욱 힘차게 전진...!!
힘차게 전진하다보니 목이 말라서 가방 주머니에 넣어 놨던 물통을 꺼내서
마실려고 봤더니 얼어 있다?!
그래도 다행히 살짝 얼어서 뚜껑으로 세차게 몇번 치니 구멍이 나더군요.
정말 오늘 날씨 쥑이게 춥긴 춥네요......ㅠㅠ
산을 오르기 전에는 추운 바람이 살을 에이는 거 같았지만,
산에 들어오니 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고 오르면서 몸에서 열이
나기에 그다지 춥지 않다고 느꼈는데, 물통을 보고
오늘의 추위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그 이후에 더 추워졌는지
물이 통째로 얼어서 결국 못 먹고 통째로 버려 버렸다는....ㅡ.ㅡ;)
어쨌든, 물을 마시고 열심히 걷다 보니 다시 등장한 표지판!!
아까 것은 무시했지만, 이녀석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유인즉, 이 녀석이 표시하는 곳으로 내려가야 오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
표지판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실제 내려가는 길 말고 샛길이 두개 나 있길래
한번 가 보려고 했더니 이런 금지 문구로 인해 발을 들여 놓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나머지 하나의 샛길에는 금지 문구가 있었지만, 위와 같이 들어가지 말라고
정확히 써 놓지는 않아서 무시하고 들어가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자대 시절 북한산에서 유격을 받았었기에 한번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약간은 있어서 그랬던 것이지요.
위의 금지 문구에 써 있는대로 그 샛길에는 아까 본 군부대의 유격장이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군대 갔다 온 이들은 다들 알고 있을 공포의 외줄 타기......
그리고 바로 옆에 두줄 타기, 세줄 타기가 차례로 놓여 있었습니다.
정말 친숙하지만 유격할 때 정말 하기 싫었던 그것들이죠.
이런 저런 친숙한 유격 시설물들이 놓여 있어 그중 몇개 찍어 봤습니다.
그리고 바로 위의 사진의 뒤에 놓여 있는 창고 같이 생긴 이것!!
바로 유격 훈련 중에 진정한 매운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화생방 훈련장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자대 있을 때는 정화통만 떼었다 다시 달아서 별로 힘든 점은 없었지만,
논산 훈련소 시절의 화생방은 정말 다시는 하기 싫을 정도의 쓴 맛을 보여주었던
기억이...(논산 갔다 온 이들은 다들 알 겁니다.....)
이것까지가 대충 유격 훈련장의 이모저모였는데, 대충 비교해 보니
시설 수준은 북한산에 비할 수 없게 좀 초라하더군요.
무엇보다 유격의 꽃이라는 막타워가 없었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유격 훈련장을 뒤로 하고 제대로 된 길로 내려오니
극심한 추위에 꽁꽁 얼은 채로 나를 맞이하는 호수가 있더군요.
가만 있다 보면 호수가 얼었다 햇볕에 약간씩 녹아감에 따라 '긍~ 긍~' 하는 소리가
나는거 같았는데 이 넓은 곳에 나 혼자 있다 보니 약간은 공포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어 섬뜩하더군요.
가까이 접근해서 꽁꽁 언 호수의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곳에 내려오니 시간은 오후 1시.
배도 고프고 해서 근처의 정자에서 아까 산 김밥 두 줄을 꺼내 먹었습니다.
근데, 아까 얼었던 물을 생각하면 김밥이 어떤 상태인가는 쉽게 추측이 가능하죠.
예상대로 엄청 찬 김밥을 꽁꽁 얼어서 마실 수 없는 물과 함께 먹어서
정말 목이 마구마구 메어 왔습니다.
정말 따뜻한 음료가 간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혹시 삼육대 근처를 온 이들은 다들 알겠지만, 삼육대 근처에는
슈퍼 비슷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다리 아프고 등 아프고 목에 메이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최악의 순간이었습니다.ㅠㅠ
삼육대 안에 있는건지 바로 인접해 있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삼육초등학교, 중학교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에는 역시 돈 많은 '제 7 안식일교'가 재단이어서 그런지
잔디 구장을 자랑하고 있더군요.
위의 사진은 초등학교 사진인데 이전에 중학교가 있었는데, 잔디구장 사진을
찍으려니 다시 돌아가야 해서 다리가 아픈 나머지
그냥 무시하고 갈 길을 갔습니다......ㅡ.ㅡ;
근데,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초등학교라고 써 있지 않으면 무슨 유치원인 줄 알겠다는....
머 이리 초딩스럽게(헉!! 이래서 초등학교...??ㅡ.ㅡ;) 생겼는지.....
게다가 초등학교에 열차도 있더군요.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제트비행기 모형도 있더라는.....ㅡ.ㅡ;
어찌 되었든, 삼육대학교 입구를 뒤로 하고 바삐 길을 재촉했습니다.(다리가 넘 아퍼!!ㅠㅠ)
근데,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삼육대 교내를 돌아다니며 정말 많이 본 표지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교내 금연에 대한 표지였습니다.
저도 군 시절에 삼육대 다니는 이가 있었기에 들었지만, 교내에서 담배 피면
수위 아저씨가 오토바이 타고 쫓아온다는 설이.......ㅡ.ㅡ;
정말 담배 피는 이들이 다니기 힘든 학교 같습니다.
삼육대를 뒤로 하고 좀 걸어오다 보니 영화 '우생순'에도 나왔던
태릉선수촌 입구가 보여 찍을까 말까 고민하다
입구를 지나쳐 돌아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속의 차는 찍게 빨리 가길 기다렸는데 하도 안 가길래
그냥 같이 찍어 버렸습니다.
좀 더 가니 이번에는 이스턴 캐슬에서 무슨 이벤트를 하는지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많이 있어서 한번 찍어 봤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많이도 왔더군요.
또 다시 걷다 보니 제법 연예인을 배출한 서울여대(여대 바로 전에 육사가 있는데,
무슨 공사를 하고 있길래 사진 찍을 맘을 접었습니다.) 입구가 나왔습니다.
더욱 더 걸어서 불암산 입구를 지나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고시원에 가기 전의 목적지인 S대 후문이 보였습니다. (드디어 끝이닷!!)
근데, 가는 도중에 매우 짧은 반바지에 맨살을 드러내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인네가 있기에 이 추운 날씨에도
저렇게 입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존경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변태로 낙인 찍혀 파출소에 끌려 갈까 두려워 그만 뒀습니다.
그리고 좀 더 가다 보니 대학 1학년 때만 해도 이 근처 길에서
발에 치일 만큼 많이 보이던 비둘기가 홀로 외로이 있길래
고등학교 교과서에 봤던 '성북동 비둘기'가 생각나더군요.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든 시설들에 의해 원래 자리를 지키던 비둘기들이
쫓겨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이 녀석들이 딱 그 꼴인거 같아 마음 한켠이 살짝 짠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S대 정문을 통해 나오니 이제야 다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나서 정말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시계를 보니 대충 오후 3시 쯤 되더군요.
대충 8시에 등산을 시작했으니 중간에 김밥 먹으려고
한 10여분 쉰 것이 있었지만, 장장 7시간 동안 미치도록
걸었다는 것에 정말 치가 떨렸습니다.
실제로 최초의 목적대로 걸었다면 3~4시간 정도면 걸렸을 터인데,
내려가기 전의 표지판으로 가기 전에 샛길이 하도 많아서
무슨 알피쥐의 전 통로를 확인한다는 굳은 일념인지
산을 내려왔다 올랐다를 몇번 반복했는지.....ㅡ.ㅡ;
어쨌든, 그것 때문에 다리가 배 이상은 아팠지만, 나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위에서 금지 문구에 발을 돌려야 했던 상황인데,
마치 알피쥐에서 길은 있는데 주어진 상황(잠겨 있거나 렙이 안되서 갈 수 없는등....)
때문에 갈 수 없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피쥐에선 그 이후에라도 다시 들어갈 수 있단 말이닷!!
이건 뭐 불암산에서 군대가 퇴출되지 않는 이상 절대 접할 기회가 없을 테니....)
어쨌든, 이걸로 생애 두번 째의 불암산 등산은 끝났네요.
정상을 아직 접해 보질 못해서 위에서 내려보는 노원구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ps. 집으로 복귀하던 도중 서울여대를 지나던 사이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고교 시절의 친우의 아버지께서 풍으로
병원에 입원(우리 집은 병원 앞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입니다.) 하셔서
가게에 들렀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어젯밤 오늘 왔던 그 친구 녀석이 꿈에 등장해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이렇게 가게에 찾아 와서 정말 놀라셨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런 걸 보면 귀신이나 미신 같은 것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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