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5 오후 11:46:59 Hit. 1762
- 국내 온라인게임사 참가율 현저히 감소 … 중국·대만 게임사 대거 부스 마련해 눈길
2007년부터 ‘국제 콘텐츠 카니발’로 통합될 뻔 했던 동경게임쇼가 단독으로 개최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한 ‘비즈니스 데이’. 그러나 ‘비즈니스 데이’의 효과를 2008 동경게임쇼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동경게임쇼에 참가한 전체 업체중 한국 업체가 40.5%에 달했던 2007년과 달리 일반 전시 부스에 참가한 ITPIA를 비롯해 모바일 부스에 인터세이브가 참가하는 것으로 끝났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지스타에 일본 콘솔게임사들이 참가하지 않거나, 작은 부스를 내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이번 동경게임쇼 현장에서도 일어났다.
[유명무실 해진 비즈니스 데이] 동경게임쇼의 전략이 바뀐 것일까. ‘국제 콘텐츠 카니발’로 통합되기 직전에 기사회생한 동경게임쇼가 2007년부터 비즈니스 데이를 이틀로 연장, 전통 트레이드 쇼의 비중을 강화하는 듯하더니 1년 만에 비즈니스 데이가 유명무실해진 게임쇼로 다시 변모했다. 이는 단순히 한국 게임사들이 참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준으로 한 평가가 아니다. 2007년 동경게임쇼에 참가했던 국내 온라인게임사들은 비즈니스 데이를 통해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일본 진출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큰 기대를 걸고 단체로 참가를 했을 것이 분명 하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일까, 국내 개발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주최측의 적극적인 한국 게임사 유치 홍보가 없었던 것이었을까. 결과적으로만 봤을 때 국내 온라인게임사의 불참은 마치 무언의 메시지를 주는 듯 했다.
▲ 공식 발표 자료와 달리 ‘유명무실한 비즈니스 데이’, ‘볼 것 없는 잔치’가 돼 버린 2008 동경게임쇼.
일본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의 10월 2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8 동경게임쇼는 지난해 참가업체인 217개 보다 적은 209개 업체가 참가했고, 출품 타이틀은 2007년의 702개 타이틀 보다 늘어난 793개로 발표됐다. 하지만 당일 행사장에서 배포된 안내서에 적힌 수치는 이와 다소 상이해 향후 최종 집계된 발표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방문객은 194,288명으로 최종 발표됐다. [日유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 부족] 2006년 여름, 당시 엠게임 재팬의 마케팅을 총괄했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콘솔게임 유저와 온라인게임 유저는 분명 큰 선을 그리면서 분리돼 있었다. 일본 최대의 콘솔게임 유통사인 이매진을 통해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하고 무료 배급 인스톨 CD 15만 장을 제작, 배포했다. 특별 부스도 설치하고 CD를 원하는 유저, 유사 장르의 콘솔게임 구매자 등 나름대로 타게팅 작업을 거쳐 제작한 CD를 모두 배포했다. 이매진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하고 비용도 함께 부담했다. 당시 이매진의 가장 큰 걱정은 CD를 콘솔게임용 DVD로 착각하고 콘솔게임기에 CD를 넣을 정도로 콘솔게임 유저들이 PC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족 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온라인게임이라는 안내를 크게 하는 등 PC용임을 강조했다.
결과는 이매진의 걱정과 같았다. CD에 특별한 프로그램 코드를 심어서 유저들의 게임 인스톨 빈도수, 아이템 구매 빈도수를 조사했지만 콘솔게임 유저들을 온라인게임 유저로 변환시키기 위한 전략은 아직까지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의 테스트 마케팅의 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비즈니스 데이’를 통한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 목적이 아니라면 온라인게임사가 동경게임쇼에 참가하는 것은 효과적인 광고, 홍보 활동이라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 게임 줄고 대만, 중국 참여 늘어나] 2008 동경게임쇼에 출품한 온라인게임은 총 134타이틀(10월 2일 자료로, 최종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음)로 대부분이 소규모 부스를 통해 PC 한 두 대로 시연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부정적인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이라 할 지 모르지만, 이미 수많은 온라인게임사들이 콘솔유저를 온라인게임 유저로 전환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 부스를 통해 출품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것은 밭에 가서 ‘올 해 논농사가 좋지 않은가 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일본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준 기업 코에이 부스
온라인게임사들의 소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부스를 내고 자사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을 소개 한 업체가 있었으니, 바로 코에이다. 이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타 온라인게임사들이 유저 유치 위주의 소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는 동안 코에이는 자사의 대표 온라인게임인 ‘대항해 시대 온라인’, ‘노부나가의 야망’, ‘삼국지 온라인’, ‘진삼국무쌍 온라인’을 선보이며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코에이가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준 셈이다.
그 외에 곤조로쏘(곤조로쏘 온라인에서 사명을 변경했음)가 온라인게임사로는 유일하게 비즈니스 미팅 코너에 따로 참가했고, 작지만 게임 시연 부스도 마련했다.
▲ 지난해 참가한 수많은 한국 게임사들의 빈자리를 대만 게임사들이 채워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개최된 2008 동경게임쇼에는 국내 온라인게임사들의 불참과 대조적으로 대만 및 중국 게임사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대만은 대만 게임쇼를 홍보 하는 부스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만 게임과 대만 게임쇼를 홍보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단면을 보이기도 했는데, 일본어 통역관 없이(상담 고객이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나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안내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연히 상담 고객은 웃으면서 자리를 떠났다.
2008 동경게임쇼의 ‘비즈니스 데이’는 예년과 확실히 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참가했던 그 수많은 국내 게임사들, 한국 언론사 기자들이 눈에 띄게 줄어 든 탓이었을 것이다. 전체 참가 업체의 40.5%가 갑자기 사라졌으니 동경게임쇼의 2009년 전략이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비즈니스 데이를 하루로 다시 줄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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