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7 오후 4:32:30 Hit. 2421
토요일 ...
그동안 준비중이던 설악산 종주를 떠났습니다.
늘 쉬운 코스로 잠깐씩만 다니던 설악이 아니라
오색약수터에서 출발해 대청>>중청>>소청>>희운각>>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으로
이어지는 장장 13시간(저흰 11시간 걸렸습니다 ^^;)의 대장정....
사실 출발때 우리가 기대한 것은 이정도까지는 아니라도(작년 단풍사진^^;)
가을을 만끽하려는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토요일 도착한 설악은 얄궂은 날씨(비가 오락가락)에 단풍마저 떨어지고 옅어 불안감이 커져갔지요... 그러나 다음날 거짓말처럼 날씨는 맑게 개였고...
오색약수를 지나 대청으로 오르고 보니 마치 우리를 축복해주는 듯한 풍경이....
그러나 무엇보다 그 놈의 바람....
정상을 밟은 기쁨보다 바람에 흩날리는 저 머리카락....
그리고 그 추위라니....(내려와서 들은 보도로는 이날 대청에 첫눈이 왔다더군요 ㅜ.ㅜ)
어쩐지 올라오는 동안 그늘에 얼어붙은 흔적이 있길래 서리가 안녹은 줄 알았건만....
중청 대피소에서 몸도 녹이고 배도 채운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은 겁니다...(@.@;;)
몸이 날아갈듯한 칼바람은 결국 방풍용 바지를 꺼내 입게 만들고 ....(쪽팔린게 머냐 추위앞에 장사없다)
그동안 몇번이나 보려다 실패했던 용아장성이랑 공룡능선을 실제 본 것이 이번 종주의 최대 목표요 수확이었습니다... 멀리 공룡능선으로 지나가는 흰구름이 마치 봉화를 올린것 같더군요...
눈으로 보는 그 풍경....그 감동은....
조그만 사진으로는 반의 반도 담아내지 못하는 군요 ㅡ.ㅡ;;;
천불동 계곡은 추위에 떨어진 낙엽과 마지막 단풍...그리고 철모르는 푸른잎이 쓸쓸히 뒤섞여
지친 발걸음을 잠시 쉬어가라 합니다...
새벽에 깨어 아침을 챙겨먹고 출발한 시각이 7시.....
소공원에 도착하니 6시....사실 이 시간은 소공원의 2/3는 차를 얻어타고 와서 가능한 시각이었다는...ㅋㅋ
인심좋게 피곤해 하는 등산객들을 태워주신 이름모를 트럭 운전수 부부분께 다시 감사드린다는
그 1톤 트럭에 얻어탄 사람이 열댓명은 된듯....
그 남편분 말씀이 정말 많이 태울땐 서른명넘게도 태워 봤다고 그러시더군요...
시골인심의 훈훈함을 몸소 체험한 날이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도전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덤벼들어 보시길 강추하는 설악산 종주기였습니다...
(두번은 안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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