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1 오후 12:59:50 Hit. 1362
후덜덜...
때는 바야흐로 컴퓨터의 열기에 금방 녹초가 되는 여름.
한창 짜증이 무르익을 무렵이였다.
'에엥~ 왱~'
귀를 거슬리게 하는 갑작스런 소리.
눈을 들어 방 천장을 보니 벌이 집안으로 들어온거다!
헉!
어디서? 분명 창문은 방충망으로 막혀져 있었다.
친절하게도 청소를 안한나머지 바람구멍까지도 거의 막혀있는 상황.
어디로 들어온거냐!
문은 분명 닫혀있었고 창문은 방충망.
분명한 밀실!
내방에 게이트라도 있는게냐.
당황스러웠으나 당황은 곧 공포로 다가왔다.
이놈이 꽤 크기가 크다.
아직 모기철이 아니라서(한두마리쯤은 헌혈한 셈 치고 그냥 대준다) 파리채도 없다.
직장인이라서 모기잡이 대용 피떡이된 학생용 한문노트도 없다.
그렇다고 손으로 잡자니 벌침이... 아... 후덜덜...
난 잠시 환경과 동화되기로 했다.
무념...
어렸을 적 봤던 쿵후소년 용호야가 생각이 났다.
자신에게 '나는 바위다' 라는 생각으로 뱀에게 훼이크를 선사한 용호야.
하지만 머리속엔 온갖 잡념들이 가득한 나로서는 불가능한 경지였다.
잽싸게 방문을 뛰쳐나왔다.
이때 눈에 보이는 'ㅈ일보'.
응? 울집은 신문 안보는데?
여하튼 'ㅈ일보'의 새로운 사용법을 익혔다.
냅다 벌을 후려갈기고 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한번 열린 게이트는 쉽게 닫히지 않는법.
요즘 나방이 매일 5마리씩 소환된다.
밤마다 짜증이 막 밀려온다.
분명 막혀있는데 어디로 들어오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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