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2 오후 6:07:48 Hit. 1782
* * [빠구리]와 [땡땡이] *
************** 목포에서도 잘 나가는 모 전자제품 제조업체에서 공장장으로 있는 40중반에 접어든 경상도 사나이 [부지런]씨는 그날의 에피소드를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고향이 부산인 공장장 [부지런]씨가 목포지사로 발령 받은 지 한달 남짓 됐을 무렵, 날씨도 화창한 어느 봄날이었다. 그날은 사장도 서울 출장 중이었고 특별히 급히 해야 할 일도 없던 차에 막 점심을 먹고 들어와 생산일정을 점검하던 참이었다. 그 때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30대 노처녀 [안팔려]반장이 공장장 [부지런]씨에게 살며시 다가오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이었다. “공장장님, 사장님도 안 계시고 날씨도 좋은데 우리 지금 빠구리 칠까요?” 그 순간 공장장 [부지런]씨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냥 멍해지면서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며 홍당무가 되어 화끈거리는 얼굴로 [안팔려]반장을 빤히 처다 보았다. 아무리 시집을 못가서 환장을 했기로서니, 대낮에 그 것도 자기 상관한테 노골적으로 빠구리를 치자니----? 순간적으로 말이 막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공장장의 표정을 보고 [안팔려]반장은 빠구리 칠 생각이 없는가 보다고 짐작하곤, 자기도 무안한 끝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그 자리를 황급히 떠나고 말았다. 그리곤 속으로 중얼거렸다. “경상도 사나이가 객지에서 고생한다싶어 술 한 잔 대접하려고 했건만 그렇게 사람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무안을 줄게 뭐람--- 지까짓게 공장장이면 공장장이지!” 그런데, 공장장 [부지런]씨는 그 때부터 고민의 시작이었다. 살며시 와서 그렇게 엄청난 제안을 했는데 아무 대답도 못한 자신이 너무 좀스런 생각이 들었다. 쭉쭉 빵빵하진 않지만 그리 못생긴 편도 아니고, 제 깐에도 눈이 높아 혼기를 좀 놓치기는 했지만 똑똑한 아가씨인데-----. “아무리 노처녀라지만, 그런 제안을 하기까지 얼마나 망설였을까?” 퇴근길에는 온통 낮에 있었던 그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터덜터덜 하숙집엘 들어서니,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하숙집 외아들 [맹구]녀석이 마당 한구석에서 벌을 서고 있었다. “오늘은 일찍 왔우!”하며 하숙집 주인 [별교댁]이 호들갑 끝에 푸념을 하기 시작했다. “저 자식 하나 보고 여태껏 청상과부로 살았는데, 아이고! 내 팔자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글쎄 저 녀석이 지 짝꿍 맹순이하고 오늘 빠구리를 쳤다지 뭡니까!” 너무 일찍 왔다싶어 물어 보았더니 천연덕스럽게 하는 말이 “엄마, 나 오늘 맹순이하고 빠구리첬다.” 그러잖아요 글쎄! 으잉? 저 어린 나이에 빠구리를--- [별교댁]이 호들갑도 떨만 하군! “네에? 그럼 맹순 네도 난리가 났겠네요!” “그야 알 수 없지만, 그 집도 빠구리 친걸 알았으면 난리 났겠죠!” “그럼 곧 이리로 와서 난리 치겠네요?” “왜 여기서 난리를 처요? 맹구 말론 맹순이가 먼저 빠구리 치자고 꼬였다는 데요!” “그래도 그런 일은 남자 쪽에서 책임져야 되지 않나요?” “아이들 일인데 남자 여자 따질 일이 뭐 있어요!” “??? 그런가요!” 하며 [부지런]씨는 [벌교댁]이 의외로 참 대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오나가나 웬? 빠구리----” 그 다음날이었다. 생산직에 종사하는 여직원 몇몇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공장장님, 어제 반장 언니가 빠구리 치자고 했을 때, 왜 안했어요?” “우리들이 어제 비번인데도, 요 아래 횟집에서 공장장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사장님도 안 계시길레 언니한테 잠간 모셔오라고 했더니--- 이궁~~~!” “으잉? 그럼 빠구리가 땡땡이---?!” [참고] * 빠구리 : 원래는 “性交”의 속된말이나, 호남지역에서는 “땡땡이”의 뜻으로 만 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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