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26 오후 8:17:28 Hit. 340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참 처절하더군요. 정치의 세계에 대한 혐오가 다시 한 번 증가했습니다.
정치인들 욕하는 거야 진부하니 넘어가고....
다른 부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한숨을 푹푹 내쉬며 보고 있었는데, 영화 종반부에서 버스 뺏아 타고 청와대로 쳐들어가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무장공비는 좀 너무하지 않냐?'
라는 대사부터 시작해서....
피로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는 장면, "널 못 만나고 죽었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라고 말하는 장면,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은 물론이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제가 영화를 볼 때는 철저하게 몰입해서 보기 때문에 더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출장 와 있던 상관 (이름도 계급도 기억이 안 나네요;;) 이 '씹을 거리' (=사탕) 봉지를 떨어뜨리는 장면이나, 684 대원들이 '나도 한 명쯤 살렸다'고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
조교(맞는 용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 마지막으로 죽은 녀석...
그 녀석이 684대원들더러 '이름도 없는 놈들'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지요.
제가 글빨이 딸려서 뭐라고 표현해야 옳을지 잘 모르겠지만... 국가 차원의 이데올로기라던가 그저 죽고 사는 문제를 떠나서... 684대원들은 '자신의 이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위해 몸부림친다고 저는 보았습니다.
걸작이나 명작의 반열에는 못 들지 모르지만, 꽤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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