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04 오후 11:19:46 Hit. 300
전국에 로또 광풍(狂風)이 몰아치고 있다. 예상 1등 당첨금액이 4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복권 구매자들이 급증하고, 그에 따라 예상 상금액수가 700억원대로 뛰어오르는 등 연쇄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로또 복권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같은 이상(異常) 열기는 장차 사행심리 만연과 근로의욕 상실 등 심각한 사회적 후유증을 불러올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4일 “월요일인 3일 하루 동안 전국 5000여개 복권판매소에서 팔린 로또 복권은 모두 205억원어치로, 지난주 월요일(1월 27일) 판매금액 46억원의 4.45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로또복권 운영자측은 “이런 추세라면 이번주 판매금액은 지난주 판매액 736억원의 3배를 넘어 2000억원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럴 경우 1등 당첨금은 460억원이어서, 3주 연속 이월된 당첨금 258억여원을 합치면 1등의 총 당첨금이 700억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아직 추첨일인 토요일까지 4일 이상이나 남아 있어 실제 당첨상금이 얼마나 될지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로또복권 판매금액 폭증세는 설 연휴를 맞아 로또 복권 구입붐이 일었던 데다, 다음 회차(11회차)부터는 당첨금 이월 횟수가 2회로 제한돼 복권 구입자들이 ‘마지막 대박’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요일별 로또 복권 판매액은 월요일 46억원, 화요일 89억원, 수요일 121억원, 목요일 235억원, 금요일 159억원, 토요일 79억원 등으로 집계돼 주 후반으로 갈수록 판매금액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로또의 당첨확률은 ‘벼락에 맞을 확률’의 16분의 1에 불과해 사실상 제로(0)”라며, ‘대박’ 꿈을 좇는 로또 열풍을 경계했다. 1등에 당첨될 산술적 확률은 814만분의 1로, 수원대 통계학과 윤석훈(尹錫薰) 교수는 “통계학적으로 소수점 4자리 이하로 내려가면 확률적으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보험전문가들에 따르면, 골프에서 홀인원할 확률은 통상 2만분의 1이며, 자동차사고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3만분의 1 정도이다. 화재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40만분의 1, 벼락을 맞아 사망할 확률은 50만분의 1 정도라는 설도 있다.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은 주택복권 540만분의 1, 또또복권 500만분의 1 등 기존의 복권에 비해서도 훨씬 낮다.
그럼에도 번화가의 복권판매대는 한밤중까지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심지어 빚까지 얻어 수백만원어치의 로또 복권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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