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는 당신께 돌려 보냅니다
속 썩은 한숨과 피 젖은 눈물로 이 해를 싸서
웃고 받을지 울고 받을지 모르는 당신께 돌려 보냅니다.
당신이 보낸 이 해는 목다르던 나를 물에 빠져 죽이려
다가
누더기로 겨우 가린 헐벗은 몸을 태우려도 하였고
주리고 주려서 사람끼리 원망타가 굶어죽고 만 이 해를
돌려 보냅니다.
하느님! 나는 당신께 묻조려 합니다
땅에 엎디어 하늘을 우러러 창자 비은 소리로
밉게 들을지 섧게 들을지 모르는 당신께 묻조려 합니다.
당신 보낸 이 해는 우리에게 <노아의 홍수>를 갖고 왔다가
그 날의 <유황불>은 사람도 만들 수 있다 태워 보였으나
주리고 주려도 우리들이 못 깨쳤다 굶어 죽였는가 묻조려
합니다.
아 하느님!
이 해를 받으시고 오는 새해 아침부턴 벼락을 내려줍소
악(惡)도 선(善)보담 더 착할 때 있음을 아옵든지 모르면
죽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