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5 오후 12:59:37 Hit. 1568
검은 사막
홍일표
별은 하늘에 고용된 일용직,
새벽까지 탬버린을 치며 반짝인다
밤마다 별을 주식으로 하던 시절은 갔지만
별은 여전히 기호식품
크고 작은 별들을 식성대로 구입하여 먹는다
별들은 수시로 자리이동을 한다
우물에 빠진 달을 두레박으로 건져 올리던 옛적,
오리온좌, 큰곰자리, 북두좌 등은 자리를 세습하였다
요즈음 별들은 언제 하늘에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한때 든든한 배후였던 어둠은
유효기한이 지난 별들의 무덤이다
하늘에서 별이 실종되면서
도심엔 별들을 생산하는 공장도 생겼다
뛰고 흔들고 배터리가 다할 때까지
별들은 금빛 무대의상을 입고 반짝인다
모든 반짝임의 배후에는
별들의 눈물로 연명하는 검은 사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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