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5 오후 1:03:49 Hit. 1862
시계를 먹는 고양이
고양이는 너무 많은 시계를 먹었다
혹자는 인정 없는 주인 탓이라고도 한다
고양이는 시계와 함께
다량의 구름과 거친 바람도 복용하였다
때로는 고집 센 돌까지 깨물어먹기도 했다
고양이 배를 만져보면 초침과 분침이 만져진다
날카로운 슬픔을 용케 다스리고 있는 것
아무도 몰래 감추고 있다가
구석진 골목에 컥컥 뱉어놓기도 하는 것인데
그러다가 때론 혼자 눈물도 흘리는 것인데
마음에 박힌 가시뼈까지 소화시키던 고양이가
동그란 눈알의 불을 끄고 시계를 먹는다
적당히 우물거리다가 삼키는
동글동글 잘게 부서진 시계
시침 분침이 없는
손목시계보다 더 작은 시계
물렁물렁한 바람이 곧 고양이를 벗어놓고 달아날 것이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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