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6 오전 11:56:36 Hit. 1794
詩 林悅堂 이 비가연 밑동이가 근질거린다 갈수록 좁아지는 이 터가 조금씩 불만스럽다 오염된 언어들이 순수를 자칭하며 모여들고 토양은 기진맥진하다 시간은 바람을 몰고 사근거리는데 몸뚱이를 흔들어대는 추악한 무리의 끝없는 욕구에 겨드랑이는 가래톳으로 몸살 앓는다 아무래도 무서리라도 내려야 나을듯싶다 구어박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떨어낼 것이 많아진다 발가락 사이마다 사족蛇足이 힘을 과시하고 살갗 비벼대는 소리만으로도 사람들은 욕정으로 불붙는다 분명코 그것은 아담과 이브의 부끄러움일 것을, 그들은 다만 시간과 세상에 대한 불만을 입안 옹알이처럼 지껄여댈 뿐이다 이 사이로 진득한 진액이 구린내 풍기며 흐르는지도 모르고 바람에 헐거워진 마음 추스려 가죽을 벗는다 허무처럼 건조되어 신음하듯 떨어지는 언어의 낱장들 비상할 수 없는 날갯짓에 우울하다 저들은 단지 우울의 웅덩이에 한번쯤 발을 담가 볼 뿐인데 내 안의 역사는 끈적끈적하게 흐르는 추억이거나 눈물이었던 기억만을 빼곡히 적고 있다 눈 대신 귀가 펜을 쥐고 언어를 구걸하듯 백지장 대신 흙 위에 나뒹구는 버림받은 낙엽처럼 무늬가 복잡해 빈혈에 휘청거리는 나방이 도리어 무늬가 돼버리는 수북이 쌓이는 피부 조각들이 발등을 덮고 알알이 영근 언어들이 그 위를 나뒹굴 때 화려한 햇살에 풍덩 뛰어들어 맘껏 유영하며 스스로 숲으로 걸어 들어가 참한 공기와 늠름한 바위와 그리고 찰진 토양과 한바탕 살풀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태양이 주는 미래의 언약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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