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1 오후 9:19:25 Hit. 1492
때로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어 한다. 만남을 처음 가질 때 무척 즐겁고 기쁘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자신의 결점이 드러날 때 우리 스스로가 먼저 그 사람, 그 장소에서 피하려고 한다.
허나 내가 있든, 내가 피하든, 내 약점과 결점은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요, 비껴간다고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레떼의 물을 마시고 망각하기보다는아픔과 슬픔과 쓰린 기억들, 그리고 추하고 못난 내 모습을 그대로 얹어 이고 지고 가는 그것이야 말로 참삶의 길인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기쁜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니라는 어느 철학자의 해묵은 글귀를 빌지 않더라도 삶은 인연 속에 수많은 질곡이 빚어내는 교향악이다.
그리고 참삶의 재미는 새 인연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맺은 인연들을 살금 풀어가면서조화 속에 엮어 가는 재미를 배워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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