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속셈 학원은 작지만 윤이 납니다.
예민한 촉수를 가졌지만
마음에 벽이 없는 아이들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너나들이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에겐
내가 짚은 목발도 내가 앓은 소아마비도 스무고개 정도의
궁금증일 뿐입니다.
하루는 한참 수학 문제를 푸는데 느닷없이 주연이가
자기 의자를 끌고 와서는
"선생님, 여기 앉아서 하세요"하더니
자기는 엉덩이에 땀띠가 났다고 합니다.
웃음 보따리가 터진 그날 이후,
아이들은 돌아가며 의자를 내밀었습니다.
한겨울에도 땀띠가 났다는 아이들로
나의 다리는 무쇠가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