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입니다. 버스 정쥬장에 서 있는데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버스를 운전하시는 아빠가 나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내 이름을 부르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못 들은 척 다른 쪽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친구들과 아빠가 운전하는 번호의 버스를 타게 됐습니다.
난 그버스를 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혹시 아빠가 운전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마음을 좋이며 버스에 오르는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나를 보고
아빠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씀하셨습니다.
"학생! 위험하니까 안으로 들어가지."
그날 저녁 아빠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일찍 자는 척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나직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게 자랑스런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구
하지만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말이야."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