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6월 15일 이었고, 이틀만 지나면 나는 서른 살이었다. 삼십대로 접어든다고 생각하니. 내 삶의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것이 왠지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나의 황금기가 이미 다 지나가 버린 것 같다는 초조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날마다 나는 출근하기 전에 체육관에 들러 운동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니콜라스를 만나곤 했다. 그는 일흔아홉 살의 나이인데도 매일처럼 체육관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늘 건강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 날 내가 니콜라스에게 인사를 하자, 그는 내가 왠지 시무룩 하다는 걸 눈치채고는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에게 서른살이 되는 것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내가 니콜라스의 나이쯤 되었을 때 과연 만족스런 기분으로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니콜라스에게 물었다.
"니콜라스, 당신 인생의 황금기는 언제였지요?"
니콜라스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자네가 진지한 질문을 던졌으니, 나도 진지하게 대답하겠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무렵 나를 위해 모든것이 갖춰져 있고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을 때, 그 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지. 학교에 가서 내가 오늘날 알고 있는 모든것을 배웠을 때, 그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지. 첫 직장에 들어가 내가 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또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았을때, 그 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지, 내가 젊은 아빠가 되어 아이들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 보았을 때, 그 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지. 그리고 지금 나는 일흔아흡 살이네.
건강한 몸으로 즐겁게 살고 있고, 처음 만났을 때만큼 아내를 깊이 사랑하고 있지. 지금 또한 내 인생의 황금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