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7 오후 6:38:04 Hit. 1149
"총칼로 정권을 잡은 놈들이 그것도 하마 이승만이만큼이나 해먹은 놈들이 국민들한테 내놓을 게 뭐 있겠습니까? 그래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잘살아보자'란 구호를 틀어놓고 그걸 위해 공업화다 뭐다 하고 있지만, 그게 잘 되겠어요? 우리한테 뭐가 있습니까? 사들인 원료에, 꾸어온 자본에, 역시 사들인 기술로 물건 만들어봐야 선진국들과 경쟁이 될 리 없어요. 꼭 경쟁하려면 헐값으로 떠앵기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원가(原價)를 줄일 수 있는 길은 낮은 임금뿐이다, 이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싼 노동자를 대량으로 얻는 길뿐이지요. 그런데 인구의 태반이 농사에 묶여 있으면 어디서 싼 노동자를 구해냅니까? 결국 그들을 농촌에서 못살게 해 도회로 내쫓는 길밖에 더 있겠어요? 결국 여기 와 있는 우리는 대부분이 바로 그 희생자라 이겁니다."
― 어느 사내가 이명훈에게 하는 말.
▶이문열 《변경 12》((주)문학과지성사, 1998), 14-15쪽◀
우리의 가치체계에는서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한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다른 것들은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가가치체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존재한다면,정직, 신의 등, 다른 중요한 가치들은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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