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0월, 엄마와 제주도에 가게 되었다.
3일째 되던 날, 허리가 안 좋은 엄마는
성산 일출봉을 굳이 오르겠다고 하셨다.
그것도 한복까지 입으시고......
하는수 없이 힘들게 올랐고
정상에서 엄마는 신문지로 싸 온 뭔가를 꺼내셨는데
놀랍게도 아버지 사진이었다.
"몇 해 전 나 땀시 당신까정 여그 못 올라온 것이 늘
내 가슴에 한이었는디 오늘 소원 풀었구만이라."
하시며 엄만 눈물을 보이셨고 나도 따라 한참을 울었다.
우린 아버지 사진을 안고 사진도 찍었다.
일출봉을 내려가시는 엄마의 발걸음이 오를때와는 달리 너무도 가벼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