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는 많이 시끄러워습니다.
당시 7살이던 저는 소아 당뇨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입원, 검사, 치료, 퇴원을 반복하며, 먹는거
하나하나 일일이 가리고, 단하루도 인슐린 주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5월 광주는 도심 전체가 완전히 마비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각자 제 집에서 은신을 해야 해습니다.
때마침 인슐린이 떨어져, 저는 급기야 쿠토로 기진맥진해져
쓰러진채 허덕이고 있었죠. 그때 어머니께서는 앉아서
자식을 죽이나, 나가서 나 죽고 저것 죽는 거나 똑같다고
하시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아수라장인 도심을 해매다
천행인지 어느 약국에서 자식을 살려 달라고 통사정하시고
인슐린 한 통을 받아 쥐고 오셨답니다.
20여 년이 흘러 여전히 투병중인 저를 대신해 손발이
되어 주신 저의 어머니의 인생 노트 한토막이었습니다.
[출처] 김하니'어머니의 인생 노트 한 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