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3때 갑상건 수술을 한 엄마는 당신 수술보다도
딸 도시락 못 싸 주는 걸 더 걱정하셨다.
나를 낳느라 제왕절개 수술을 한후 못 깨어나
고생했었기에 이번에도 걱정스러웠다.
아빠가 이름을 몇 번 부르는데도 엄마는 깨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 도시락 싸야돼, 아침이야" 하는
아빠의 말에 눈을 뜨셨다.
단발머리 꿈 많던 소녀를, 미니 스커트를 입고 멋내던
그 발랄한 처녀를 어머니로 만드는 것은 무었일까.
나도 그렇게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걸까......
[출처] 김경은'도시락 싸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