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에 늘 맴도는 코를 찌를 듯한 생선 냄새가
싫었습니다. 팔다 남은 생선으로 저녁 밥상 위 찬으로
오렸을 땐, 당신이 너무나도 무능력해 보였습니다.
중학교 입학할 적, "옛다! 이걸로 열심히 공부해서,
넌 나같이 살면 안 된다."하며 등록금을 쥐어 줬을 때,
"엄마 돈에선 생선 비린내가 나서 싫어!"하며, 제가 따로
벌어 학교에 들어갔던 일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그땐, 왜 그리 철이 없었는지......
시간이 흐른 지금, 식탁 위 먹음직스러운 생선을 아주
맛나게 먹어 주는 두 아들을 보며 '난, 왜 한 번도 그러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메어집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존겹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땐 왜 이 말을 못했는지요.
고인이 도니 당신 무덤 앞에서야 목놓아 맘껏 소리치는
불효녀를 용서해 주세요. 정말이지 사랑합니다.
[출처] 이영은'당신 내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