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게 몰아치는 눈바람이 그렇게도 차던 그날.
조심스레 유치원 문을 두드리는
허름한 옷차림의 아저씨는 참 추워 보였다.
일자리를 잃어 살길이 막막하던 지난 봄,
원장님께서 쌀을 주셨는데
얼마 전 힘들게 일자리를 얻어 첫월급을 탓다며
쌀값을 갚으러 왔단다.
원장님은 돈은 갚지 않아도 되니 대신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살라며 아저씨의 손을 꼭 잡아 주신다.
끝내 유지원 아이들 간식으로 쓰라며
귤 한 상자를 들여 주고 가시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그렇게도 따뜻해 보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