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차림새로 버스에 올라 탄
중년 부인이 자리를 찾았습니다.
아무도 자리를 내주는 사람이 없군요.
분한 마음에 앞에 앉은 소녀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요새 젊은 것들은 그저 제 몸 아낄
생각만 하지 예절을 모른다고요,
고개숙인 소녀가 자둣빛으로 물든 귓볼을
감싸쥐고 다음 정거장에서 슬며시 일어나 내렸습니다.
순간 사람들은 싸늘하게 침묵해야만 했습니다.
소녀는 심하게 다리를 저는 장애자였던 겁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무던히 세월속으로 녹아드는 게 아닌가 봅니다.
자신이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