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어느 날 메주를 머리 가득 이고 오셨습니다.
어린 손녀는 할머니한테서 냄새가 난다며
가까이 가기 싫다고 엄마에게 매달려 얘기합니다.
모처럼 할머니가 오셨다고 어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하십니다. 어린 손녀는 기름을 묻히며,
참 많이도 먹습니다.
그날 저녁 어린 손녀는 그만 이불에 실례를 합니다.
어린 손녀의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젖은 이불을 자꾸만 자꾸만 닦아 봅니다.
제발 이불이 마르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어머니! 아침부터 웬 이불 빨래를 하셨어요?"
"잉, 장마토엥 이불이 눅눅해서야, 볕도 좋고."
다음날 아침 따스한 햇살 속에 어린손녀의 이불은
빨랫줄에 널린 채로 퍼덕입니다.
[출처] 장진희'우리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