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술에 취해 12시가 넘어서야 들어오시는 아버지와
예전보다 더 자주 눈물을 보이시는 어머니.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벽을 쌓았습니다.
어제 밤이었습니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 들어오신 아버지가
얘기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곧이어 굵은 물방울이
점점이 떨어져 아버지의 손등을 적셨습니다.
"아부지는 말이다. 국민학교밖에 못 나왔어도, 냄새나고
더러운 청소부라도 힘들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서 네 얼굴
보기가 너무 어렵고 괴롭다."
오늘은 모처럼 번화가로 나왔습니다. 그 동안 모은 용돈
2만5천 원으로 아버지를 위해 화장품을 사 드렸습니다.
아버지의 표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역시 제게 필요한 건 부모님의 모습과 손길을 막는 마음의
벽이 아니라 튼튼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다리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