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5 오후 7:45:06 Hit. 1375
김수환 추기경을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들이 제법 있다. 그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고 계신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다. 어느 날 궁금증이 일어, 추기경님께서 몇 개 국어를 하시는지주교관 식당에서 여쭈어 본 적이 있다.추기경님께서 '나는 두개의 언어를 잘하는데, 그 말이 무엇인지 맞추어 보라' 고 하셨다.같이 식사를 하고 있던 국장 신부들이 저마다 추론하여 대답을 했다. 어느 신부님은 '추기경님께서 독일에서 유학을 하셨으니 독일어를 잘하실 것이고,
일제 강점기를 사셨으니 일본어를 잘하실 것 같다.' 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추기경님께서는 '아니다.' 라고 대답하셨다. 다른 신부님이 '추기경님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뵈었으니
영어와 독일어가 아니겠느냐' 고 추론하였지만
추기경님은 '아니다' 라고 대답을 하셨다. 스무고개를 하듯이 '영어와 일어', '독어와 우리 말',
심지어는 라틴어를 소신학교때부터 배우셨으니 '라틴어와 우리말' 이라고 까지 하였는데 '전부 틀렸다' 고 말씀하셨다. 더 이상의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없었을 것 같아서 '도대체 잘하시는 말이 무엇이냐' 고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추기경님은 웃으시면서 '나는 두 가지 말을 잘하는데 그게 뭐냐면 하나는 거짓말이고 다른 하나는 참말이야'
라고 대답하셨다. 모두가 공감하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명답이었다. 사람 누구나가 참말과 거짓말을 하고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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