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1 오후 10:21:10 Hit. 16521
액정TV ‘브라비아’ , HD비디오캠코더인 ‘핸디캠 HC3’ 판매 호조로 소니의 회생 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니가 가야할 길을 생각하면 이 정 도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전 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한 지난 10년간 소니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문은 게 임기와 게임기용 반도체였기 때문이다. 올 11월 발매 예정인 소니 게임기 플레이스 테이션3(PS3)는 그 결정판이다. 소니는 독자개발한 CPU ‘셀’과 차세대 DVD ‘블 루레이디스크’ 등 자사가 가진 모든 기술을 PS3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증권 애 널리스트 사이엔 “PS3 개발을 위해 소니가 지금까지 5000억엔(약 4조5000억원)을 투자했다”는 추산이 정설처럼 퍼져있다.
컬럼비아픽처스(현 소니픽쳐스) 인수를 제외하면 소니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 미 매출이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M&A와 무에서 시작해야 하는 신규투자 위험 차이 까지 고려하면 PS3가 소니 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인지 PS3 개발을 총지휘하는 구다라기 겐(久多良木健) 사장 역시 불안해하 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PS3가 만의 하나 실패로 끝난다면 소니가 브라비 아, 핸디캠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PS3가 적지 않은 불안요소를 갖고 있어 소 니 경영진은 실적개선에도 축배를 들지 못하고 있다.
PS3는 원래 올 봄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갑작스럽게 11월 출시로 예정이 바뀌었다.
업계를 놀라게 할 만한 뉴스였지만 사실 대부분 관계자의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 ”는 것이었다. 이미 발매가 늦어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PS3에 필요 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게임기 핵심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 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발에만 5조원 투자■
남코, 코나미 등 대형 게임업체는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 지만 사실 구체적인 게임명을 밝히는 곳은 없다. 다들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 정 직한 표현이다. 슈퍼컴퓨터와 비슷한 처리능력을 지닌 PS3에 맞춘 게임 개발을 위 해서는 편당 약 14억~15억엔의 개발비가 필요하다. 이 정도 개발비를 감당하기 위 해서는 최소 30만장 이상 팔려야 한다. 그러나 게임시장에서 30만장이 팔린다는 것 은 ‘대박’ 상품이나 가능한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PS3용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일본에 5개사, 해외에도 7~8개 사 뿐”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아이디어와 열의는 있지만 자 금이 부족한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나 재기가 번뜩이는 젊은 개발자들은 PS3 게임 개발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타 업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결국 PS3의 강점인 다양한 게임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힘들다는 것이 다.
게다가 이른바 ‘대작’ 게임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것도 소니 입장에서는 걱정 거리다.
휴대전화, 인터넷 등의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은 간편하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엔 100만장 정도 판매되던 게임이 10만장도 팔 리지 않는 극단적인 예도 적지 않다.
화려한 영상 구현에 최적화돼 있는 PS3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나 게임 개발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출시에 맞춰 적어도 10편 이상의 대작 게임 소프트웨어가 개 발되길 바라는 소니의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다.
TV, 캠코더 실적개선과 함께 PS3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소니의 희망이 과 연 실현될 수 있을지 올 11월을 기다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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