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있는 집을 떠나온지 몇분이 지나고조수석쪽의 백미러에 한 여자가 비쳤다.
그 여자는 교복을 입고 있었고 외딴 시골의 찻길 가를 걸어오고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저 여학생이 집에 가는 길일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차에 태워줄까? 하시는 등 농담의 말씀을 꺼내셨다.
나도 옆에 누나의 자리가 비어있었기에 웬지 모를 으스스함에 그 여자를 태우자고 말했다.
아버지께서 길 한쪽에 차를 멈추려 하실 때
갑자기 아버지께서 흠칫 놀라시는 모습이 보였다.
"계기판....계기판.."
아버지께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셨다.
나와 어머니는 놀란 눈빛으로 운전석쪽의 계기판을 보았다.
80킬로..
계기판의 바늘은 80km/h를 가리키고 있었다..
백미러에는 여전히 그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는 80킬로의 속도로 운전하고 있는 차를 걸어서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
난 등 뒤로부터 엄청난 한기가 몰려옴을 느꼈다.
아버지께서 너무 떨리셨던지 핸들을 잡은 손이 움직이면서 자동차의 방향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리고 속도를 밟아 100킬로 가까이 되는 속도로 차를 달리게 하셨다.
두 개의 터널을 지났지만 그여자는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느린 걸음으로.. 우리 차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 여자는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요즘도 우리 가족은 그 때의 이야기만 꺼내면 정말 몸서리를 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