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근이다.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집으로 향했다.
지하철 승강장에 놓인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막차를 알리는 안내가 승강장에 울린다.
문득 바라보니 승강장에 나 혼자였다.
역시 휴일에도 밤까지 일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걸까.
하지만 그 때, 에스컬레이터에서 작은 여자아이가 달려 나왔다.
곧 뒤에서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도 달려 나왔다.
이윽고 어머니는 딸의 손을 잡고 승강장에 섰다.
점점 지하철이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려 일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까 어머니가 아이 손을 잡고 승강장 아래로 뛰어 내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멍해졌다.
아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다. 내가 뛰어 내려 모녀를 구하는 수밖에!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를 들렸다.
역무원이었다.
"지금 사람이 떨어졌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왔다. 제길, 늦었다.
눈물이 흘러 넘쳤다.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내 얼굴을 무심히 쳐다보던 역무원이 말했다.
"처음엔 저도 놀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