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apanese have a name for their problem: Galápagos syndrome.
'Why Japan’s Cellphones Haven’t Gone Global' 중에서 (뉴욕타임즈, 2009.7.19)
갈라파고스 제도.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의 10여개의 섬들입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지요.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1,000km 정도 떨어져 있어 제도에 고유한 생물들이 많습니다. 200kg이 넘는 코끼리거북을 비롯해 길이가 1.5m에 달하는 바다이구아나 등의 파충류와 작은 갈라파고스펭귄 등이 유명합니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나온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파나소닉 샤프 같은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이 최신 기능의 휴대폰을 내놓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는데, 이를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고 표현했더군요.
다윈이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원래의 종과는 다르게 진화한 생물들을 발견한 것처럼,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세계시장에 고립되어 일본 내에서만 팔리는 제품을 만들면서 세계시장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사실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혁신을 선도해왔습니다.
"e-mail capabilities in 1999, camera phones in 2000, third-generation networks in 2001, full music downloads in 2002, electronic payments in 2004 and digital TV in 2005..."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이 선도했던 기술혁신의 리스트들입니다. 이들은 이처럼 최신 기능의 모바일 서비스들을 3~4년 앞서 상용화했지요. 하지만 외부와 단절되는 길을 걸었고 국제표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기능들로 무장한 일본의 휴대폰. 하지만 삼성이나 LG에 밀려 시카고나 런던의 거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들의 현실. 외부와의 교류 없이 자신만의 영역에 '고립'되어 있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신드롬'의 사례입니다.
이는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원칙일 겁니다. 혹시 내게 '갈라파고스 신드롬'의 요소가 있다면, '갈라파고스 밖의 세계'에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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