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8 오전 10:30:37 Hit. 2663
대학에 갓 입학할 무렵, 이 방면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선배들을 두루 만나서
한 수 배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동문 MT(미팅이 아닐세~)에서 심리학과 1학년
선배에게 잠시 사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물었다. "일단 사귄 여자애들한테는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선배는"글쎄다."하고는 빙그레 웃으며"네가 하고 싶은
맘대로 해라. 그게 최상이다."라고 했다.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차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뜻을 알게 되었다.
이건 '이성 교제에 굶주린'대학 초년생(분명히 말하건데 나도 그런 부류였다.
결코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인데, 흔히 그 무렵에는 아무
맛도 모르고 뭔가 강박관념에 쫓기듯 이성교제에 몰두하는 일이 있다. 이것만큼
허무한 일도 없는 것이다. 결국 피로해지고 회의만 오는 것이다. 방황은 정착하기
위해 하는 짓이다. 일단 정착할 만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과감하게 그 동안의
방황을 정리할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한 것이다.
도대체 이성교제는 왜 하는가? 행복? 결혼? 섹스? 등등...물론 여러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남자다움'을 스스로가 납득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자신을 '멋있는 남자로 봐주는 여자'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그리고 그런 상대를 찾는 과정이 마로 그 선배식 방법이었던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 상대, 나의 본모습으로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단 사귈 때에는 [사귄다는, 즉 서로 친구 정도 사이까지 가는
과정이야 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기에] 여러가지 기술을 발휘해서 상대방을
유혹해야 하지만, 서로 어느 정도 알게 되고부터는 더 이상 그런 그런
가식으로써의 교제가 아닌, 자신의 단점을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뮬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말주면이 없다면 더이상 억지로말 잘하는 척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정말로
나하고 맞는 사람이라면 말주변 없는 것을 과묵한 [이것도 굉장히 남자다운
것이다. 사람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술을 잘 못한다면 억지로
마실 필요가 없다. 그것을 '건실한 사람이군요'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전 모습하고 달라졌다고 상대방이 속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분명 어떠어떠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이쪽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으면 족한 것이다. 관심은 어디까지나
관심이다.관심을 끄는데 성공하면곧 관심을 떠나서 '정' 이라는 것이 싹트기
마련인 것이다. 부디 자신의 본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여자를 찾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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