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가 겪은 일입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친구는 그 날 밤도 선풍기를 등 뒤에 틀어놓은 채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 탓에 공기도 눅눅하고, 괜히 집중도 안 돼서 이리저리 딴짓만 하던 친구는, 차리리 이럴 바엔 차라리 일찍 자는 게 낫겠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반쯤만 열어뒀던 창문을 활짝 열었다고 합니다.
평소처럼 해두던 자던 친구, 이상하게도 누군가가 귓가에 속삭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귓가에서 자꾸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바람소리가 신경이 쓰인 친구는 일어나서 창문을 닫고 선풍기도 끄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고…… 자는 도중, 비가 갑자기 내려 "두두두두두두두두" 하는 빗소리에 살짝 잠이 깨긴 했지만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었다고 합니다.
허나 아침에 일어난 친구는 창문을 보고서 기겁을 하며 놀랐다고 합니다. 유리창 바깥쪽에 선명한 주먹자국이 몇 개 찍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자는 도중 들은 소리는 빗소리가 아니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친구 방의 창문은 방 안에서부터 방음창 - 유리창 - 방충망 식으로 되어있어 주먹자국이 생기려면 바깥에서 방충망부터 열고 두드려야 합니다. 누가 장난쳤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친구네 집은 아파트 11층입니다.
굽힌 손가락 모양까지 너무 선명하게 찍힌 자국에 너무 놀란 친구는 요즘 군대 간 오빠 방에서 잔다고 합니다.
[투고] Hark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