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체인 CJ오쇼핑이 지금까지 70회의 상품 반품 경력을 가진 고객을 고객 모니터단인 '현고이사'에 회원으로 가입시켰다고 합니다.(''반품 단골' 고객을 상품 모니터 요원으로',조선일보 2010.2.23)
반품 횟수가 매우 많기는 하지만 실제로 물건을 구입해간 경우도 80회에 이르는 열성 고객이라는 점에 주목해 그를 상품 전담 모니터 요원으로 모셨다는 회사의 설명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회사의 모니터 요원이 된 후에 회사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상품에 대한 부족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해주는 등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시로 반품이나 교환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고객을 만나면 직장인들은 힘들어집니다. 고객을 의심의 눈으로 보며 범죄자 취급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고객의 말을 들어줄 수도 없어 난처해지지요.
영국의 유명한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프리맨틀 박사는 이와 관련해 "고객의 말은 일단 믿어라"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연해 설명합니다.
"고객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확신한다면 정중하고 공손하게 고객의 요구를 거절해야 한다. '고객이 항상 옳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때로는 고객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의심부터 하는 태도는 아주 위험하다. 고객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인식은 정책, 규칙, 규정을 마련하는 고위 경영진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태도는 자신의 주장에 추호도 거짓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고객들에게 크나큰 모욕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고객이 거짓말을 한다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면 고객의 말을 일단 믿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객이 물건을 반품하면서 "어제 여기서 샀는데 집에 가져가서 보니 이렇게 파손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고객이 해당 제품을 파손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지 않는 한 즉시 교환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이 옳고 직원이 틀렸다고 확신하는 고객과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훨씬 이익이 된다는 겁니다.
프리맨틀 박사가 제시한 사례들 몇가지를 살펴봅니다.
- 주문한 음식이 식었다고 항의하는 손님과 언쟁을 해서는 안된다. 눈살을 찌푸려서도 안된다. 음식이 식었다는 고객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한다.
- 고객이 20분도 넘게 기다렸다고 항의하면 그 말이 약간 과장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고객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기다렸다는 것을 믿어주어야 한다. 그것 때문에 논쟁을 벌여서는 안된다.
- 고객의 말을 무조건 수용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성인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나이를 속일 경우,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그럴 때는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직장인에게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지만 동시에 힘든 존재인 것은 우리나라나 영국,미국이나 비슷한 모양입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고객을 범죄자 취급하지 않고 그의 말을 일단 믿어주는 것. 고객감동은 여기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