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보도블록에 박쥐들이 붙어 있다
구름을 머리에 인 몇몇이
바닥을 잡고 노숙하는 박쥐를 억지로 떼어낸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박쥐를 똑똑 따내고 싶은 날
내 일찍이 그것이 딱지 앉은 상처인 줄 모르고,
우산을 펴듯
활짝 펼쳐보고 싶었던 적이 있다
검은 고독은 쓸개처럼 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옆구리 쪽이 금방 어두워진다
가끔 우산을 펼칠 때마다 푸드득 박쥐 떼가 날아간다
우울증을 앓는 골목이 발목부터 젖는 날
보도블록을 움켜쥐고 있던 박쥐들이 일제히 날개를 편다
우산장수는 박쥐를 팔지 우산을 팔지 한참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