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0 오전 12:46:31 Hit. 1125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부모님이 요즘 들어 더욱 바빠지셨다.부쩍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다.저녁늦게 피곤에 지쳐 돌아오시는 두 분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고3인 나는 나대로섭섭할 떄가 많다.친구들은 집에서 귀하게 대우받으며 학교에 갖가지 간식들을 챙겨 오곤하는데,나는 도시락조차 싸가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그럴 때면 엄마는 몹시 미안한 표정으로용돈을 넉넉히 주시며 말씀하신다."맛있는 거 사 먹어라."그러나 엄마의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나는 괜히 힘이 빠져 우울해지곤 했다. 며칠 전 일이다.그날도 도시락 없이 학교에 갔다.그런데 내 책상 위에 아직 식지 않아 따뜻한기운이 느껴지는 도시락이 하나 놓여 있었다.자세히 살펴보니 옆 반 민정이의 도시락이었다.문득전날 민정이를 만난 일이 생각났다.그때 이런저런 애기 끝에 내가 언뜻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할때가 있다고 말했는데,민정이는 그 말을 가슴속에 새겨 두었나 보다.나는 내 도시락까지 챙겨 온민정이의 고마운 마음을 생각하며 어느 점심보다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저녁 시간에 연습장을 사러 매점에 갔다가 민정이네 반 친구와 우연히마주쳤다."민정이가 저녁을 먹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던데."친구의 얘기를 듣고 나는 얼른민정이네 반으로 달려갔다.책상에 엎드려 있는 민정이 주위에는 도시락이 하나밖에없었다.민정이는 내 도시락을 싸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저녁 도시락을 내게 주고 저녁을 굶은 채자고 있었던 것이다.순간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나는 얼른 민정이를깨워 손을 잡아 끌었다."민정아, 나 매점 가는데 같이 가자!" 꼬옥 잡은 내 손끝으로 민정 이의따뜻한 맘이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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