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5 오후 1:19:52 Hit. 1359
편지쓰는 것. 우체국 가는 것. 정말정말 귀찮아하고 좋아하지 않았던 그녀였는데, 요즘들어 가장 자주가는곳이 바로 우체국이요, 저녁이면 이닦는 것만큼 빼먹지 않고 꼭꼭 챙기는 일이 바로 편지쓰는 일이 되어 버렸다.... 후훗~ 이런 모습을 돌아 볼때마다 그녀 스스로도 참 기특하고 대견할 수가 없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스물다섯의 다 늙은(?) 나이에 군인아저씨가 되버린애인. 처음엔 26개월이 어떻게 지나갈지도 막막하고 힘들었던 부분도 참 많았지만... 이제 4개월후면 그는 당당하고 더 의젓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지... 4개월이 지나면 이런 모습도 하나의 재미난 추억으로 남으리라..하긴.. 그와 함께 보낸 4년의 시간 중.. 사실 둘이는 함께 한 시간보다 헤어져 있던 시간이 훨씬 더 많았지만.. 스물 한 살...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갔던 제주도 여행에서 그녀는 애인이자, 지금은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그를 알게 되었다. 흔히들 여행지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의 인연은 타오르는 불처럼 일순간 금방 타올랐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꺼져 버리게 마련이라고들 했다..하지만 둘이는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도 곧 서로를 다시 찾게 되었고 그렇게 서로에게 남자친구, 여자친구라는 호칭을 붙이기에 거리낌게된 그녀의 삐삐는 그때부터 하루에도 몇번씩 그의 음성을 전하는 그녀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가 되었고.. 그녀는 매일 저녁 그의전화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둘은 그렇게 매일 삐삐로 했으므로.. 그녀의 친구들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차츰 멀어지게 마련인게 당연한 것이고 그와의 사랑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와 그녀의 관계를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그럴수록 두사람의 사랑은 남보란 듯이 깊어만 갔다. 그때까지 특별히 칭찬받을 일을 하지못했던 그녀의 삐삐는 그때부터 하루에도 몇번씩 그의 음성을 전하는 그녀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가 되었고.. 그녀는 매일 저녁 그의전화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둘은 그렇게 매일 매일을 삐삐와 전화 수화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했고 주말이면 그가 기차를 타고 다섯시간을 달려와 서로의 사랑을 키워 나가는 사이가 되었다.하지만.. 늘 행복하지만은 않은게 사랑이리라.. 특히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두사람은 때때로 사소한 감정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여 오해를 만들게 되었고... 그런 일로 서로 다투는 일도 점점 늘어갔다. 그날도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소한일로 밤새 전화기를 붙들고 두사람 아무말없이 서로를 원망하며 밤을 지새웠다. 서로 고집스런 성격탓에 서로를 쉽게 이해해주지 못하게 되자 그는 아무말도 없이 들고만 있던 전화기에 지금당장 올라갈테니 서울역으로 나와 달라는 말을했고 지칠대로지친 그녀는 그런 그의 행동에도 별다른 반응없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삐삑 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그녀의 삐삐에는 지금 서울역이고 네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그의 음성이 들어와 있었다.. 시계를 보니 그의 음성이 온지는 이미 세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는 나를 기다리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갔을테고, 우리는 이제 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이 들자 눈물부터 흘러 내렸다. 다른 무엇보다 그녀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렇게 울다가, 울다가지친 그녀는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그는 당연히 서울역에 없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서울역을 찾은것은 그녀 마음속에 손톱만큼 자리잡고있는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였다. 그런데.. 그런데.. 서울역 시계탑 앞에는 익숙한 뒷모습을 가진 한사람이 서 있었고.. 그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밤새 아무말없이 전화기를 들고만 있어야 했을 만큼 컸던 오해도 일순간에 그냥 녹아버렸다.. "...어.. 어떻게 된거야? (울먹)" 그는 아무말도없이 넓은 가슴으로 으스러질듯 꼬옥 그녀를 안고 있기만 했다. "전화라도 하지.. 추운데 그냥 기다리면.. 어떡해.. 흑흑." "바보야.. 기껏 열시간이야.. 기차안에서 다섯시간. 내려서 다섯시간.. 내가 널 만나기 위해 이십년을 넘게 기다려 왔는데 기껏 열시간쯤 못기다릴 것 같아?" 그의말에 그녀는 그만 펑펑 울어버렸고.. 그는 그런나를 더욱 따뜻히 꼭 안아주었다. "미.. 미안해.. 흑흑.." 자꾸 울먹이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입술을 그는 손가락으로 막으며 말했다.. "미안해는 두 번째야.. 첫번째는 사랑해야.."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사랑이란 말처럼 흔하고 자주 쓰이는말은 없다.하지만 그녀는 그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고백을 들었고.. 그녀에게 그순간은 가장 행복했고... 앞으로도 가장 행복할 순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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