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이 간 항아리가 있었다.
주인은 금이 간 주제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항아리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물을 길어 와도 절반을 길바닥에 흘려버리는
항아리 따위 쓸모없다며 주인은 그 항아리를 내다버렸다.
금이 갔으니 자신의 인생은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항아리는
마냥 울었다. 그때 동네 아이들이 버려진 항아리를 가지고 강에서
물을 길어다 물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물이 많이 샜지만 아이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항아리는 자신을 아껴주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어느 날 주인이 새 항아리를 들고 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그토록 자신을 예뻐해 주던 주인이었지만 야속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때 새 항아리가 "금이 간 주제에 저도 항아리라고"라고 비웃으며
금이 간 항아리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자신이 정말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항아리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도망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꽃들이 항아리에게 말했다.
"항아리야, 넌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야. 여기 피어 있는 꽃들을 보렴.
이 꽃과 풀들은 다 네가 흘리고 간 물을 먹고 자란 거란다.
네가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거야. 정말 고마워."
항아리는 놀라 뒤를 돌아봤다. 놀랍게도 허허벌판이었던 길가에
색색의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나는 내 인생의 유능한 치료사】
아픈 과거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한순간 실수한 것일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고통, 실망, 아픔, 이별 ... 그 모든 것은 완전한 행복을 알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모든 고통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니,
과거의 일이 헛된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마라.
더 이상 자신을 비난할 필요도, 좌절할 필요도 없다.
우선 '나는 희생자'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나만 억울하다는 생각에 빠져 살다보면 자기 자신이 불쌍해 보이고 피해 의식에 갇혀 살게 된다.
무엇이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어느 순간 상처받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타인에게 휘둘려 희생자가 될 필요는 없다.
부모님이 이혼했든,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든, 예기치 못한 사고든
어떤 것이든 자신을 희생자로 몰고 가지 마라. '
마더 테레사'는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외로움과 버림받은 느낌,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은 존재라는 생각을 꼽았다.
그런 생각은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뿐이다.
지금 닥친 현실이 나에게 큰 고통을 준다 해도,
저 너머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가슴속에 난 상처를 누군가가 치료해 주길 기대하지만,
정작 내 가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더 이상 오래된 상처를 끌어안고 있지 말고, 놓아버려라.
얼마든지 그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 프린세스 심플 라이프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