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한 집에 자매가 있었지요.
같은 엄마와 아빠한테 태어났기 때문에 생김도 비슷하고,
학교 성적도 비슷하였지만 성향만은
정반대였지요.
그러니까 언니는 햇빛을 좋아하고, 웃기를 잘하고 남이 잘하는 일에 환호를 보내는데 반해
동생은 그늘 속에 앉아 있기를
좋아하고 얼굴을 자주 찌푸렸으며 괜한 일에 트집을 잡곤 했었지요.
이 집 자매의 성향은 전화를 걸 때 보면 보다 분명하였지요.
큰언니는 누구한테 좋은 일 있었다는 소식,
누가 좋은 일 하였다는 소식이 있을 때 전화를 걸어 이곳 저곳에 알리기
바빴지요.
그러나 동생은 누구한테 나쁜 일 일어났다는 소식이며
사고났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거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자매의 인생 길도 그렇게 정반대로 갈리더란 것입니다.
언니는 어디서고 반가이 맞아주는 샘물같은
사람이 되었는 데 반해,
동생은 구정물을 멀리하려 하듯이 그렇게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이 되더란 것입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전하려고 하는 소식은 무엇인지요?
기쁜 소식인지 안 좋은 소식인지 전화를 걸기 전에 확인해 보세요.
만일 안 좋은 소식이라면,
그리고 남을 상처내고 흉보는 얘기라면 당장 수화기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버릇은 결국 자기를 망하게 하는 것이니까요.
한
기숙사의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 놓고 물어보았답니다.
"어떤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임자를 저주하더랍니다.
"며칠 비워 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 정채봉 에세이《좋은 예감》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