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2 오전 10:01:06 Hit. 1120
누가 날 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고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번가면 되돌아 올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않으리요
오늘 내 몸에 안긴 가을 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어느 날 세상 스쳐가다가 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도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 것을...
- 경허선사 '경어록'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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