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사랑하고, 깊이 섬긴 당신을 하늘에 그립니다/김영달
천일동안 고이 고이 받아온
수정빛 아침이슬로
얼룩진 하늘을 깨끗히 닦아내고는
푸른 국화 닮은 당신을 그립니다
미소뿐인 당신을 그립니다
살구빛 비늘같은 하얀 얼굴과
목선을 길게 감싸는 긴 머리칼과
조각 조각 비단결같은 입술과
천사를 닮은 당신의 마음을 그립니다
누가 당신 같을 수 있으리오
태양빛 조차도
당신 앞에서 빛을 바래고
지천을 휘가르는 바람조차도
당신과 마주서지 못한채 뒤돌아 흐릅니다
수억빛깔 별빛으로
당신을 비치우고
깊은 땅속헤쳐 흐른 생명수에
당신몸을 다시 씻기운채
우주의 심장에 당신을 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