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바보가 살았습니다.
그 바보는 어렸을 때 부모를 다 잃고 혼자서 살았습니다.
친구들도 바보라고 놀리며 놀아주지도 않았지만 바보는 항상 히죽히죽 웃고만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어른들이 바보랑 함께 노라고 타일러도 봤지만 친구들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보는 친구들하고 어울려 지내고 싶어서 "나랑 친구하자" 라고 하며
매일 친구들을 쫓아다녔습니다.
그 친구들 중 대장이 바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랑 친구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내일 아침 이곳으로 일찍 나와!"
바보는 친구 해준다는 말에 알았다며 하고 일찍 자러 집으로 갔습니다.
다음 날 바보는 조금 늦게 나갔습니다.
"야이 짜식아 왜 이렇게 늦게 나와? 기다렸잖어.. "
"미안해..히히.. 내가 좀 늦었지.. 그래도 친구해주랑~ "
바보는 소원이라는 듯 말했습니다.
갑자기 대장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럼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 그거 들어주면 친구해줄게. "
바보는 기뻤습니다.
친구의 부탁이 그리 어렵진 않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알았어.. 히히.."
"그럼 일루 따라와"
대장은 어른들이 태우려고 하는 헛간으로 바보를 데려갔습니다.
"여기 왜 온거야?"
바보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듯이 말했습니다.
"내 부탁이 이거야. 니가 여기 들어가서 5시간만 있다가 나와. 그럼 친구해줄게"
"아..알았어.."
다른 친구들과 대장은 어른들이 헛간을 태운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장의 부탁이니 다른 애들도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장.. 어른들이 불피우는데 바보 어떡해?"
"괜찮어.. 지깟게 버티겠냐? 나오겠지.. 아무리 바보라도 불나는데 안나오는 게 어딨냐?"
친구들은 이렇게 소곤댔습니다.
바보는 헛간을 불 피운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리고는 헛간 한 구석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은 바보를 냅두고 놀러갔습니다.
2시간 뒤 어른들은 헛간을 태우려고 장작을 들고 왔습니다.
친구들도 몰려왔습니다.
대장은 바보가 나올거라고 믿고 킥킥 대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불을 지피기 시작했습니다.
바보는 잠이 들어서 불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어른들이 한참 불을 피고 있을 때 친구들은 바보가 안 나오자 이상했습니다.
불은 멀리 멀리 퍼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바보는 불이 났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놀수있다는 사실에 조금만 더 참기로 했습니다.
친구들은 조금있다가 나오겠지.. 라는 생각에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불이 아주 멀리 .. 아니 헛간이 다 태워질 쯤에.. 아이들이 어른들께 말했습니다. 울먹이면서 말입니다.
"아저씨.. 여기에 바보들어있단말이에요.. 저희 때문이에요.. 불 꺼주세요~"
"아니 그럼 바보가 여기 있단 말이냐? 옌석.. 진작 말했어야지.."
" 자.. 불 끕시다.. 바보가 여기 있답니다.."
어른들과 친구들은 애가 탔습니다.
재 때문에 바보를 자세히 찾을수는 없었습니다.
한 어른이 바보를 찾아서 안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행히 죽은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거기에서 대장이 바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이바보야.. 거기 계속 있으면 어떡해! 흐흑.. 너가 얼마나 걱정됐는데.."
"맞어.. 바보야.. 정신좀 차려봐. 으앙~"
친구들은 겁이나서 막 울었습니다.
그런데 바보가 눈을 조금..아주 조금 뜨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드....라.... 이...젠...............나....친구... 해.....줄......꺼...지?"
"그래.. 친구해줄게.. 이 바보.. 많이 다쳤잖어! 이제 어떻게 할꺼야..흐흑.."
"히......죽........히..죽..헤..헤.. 고...마.............워.."
바보는 겨우겨우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은 바보를 껴안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바보가 숨을 안 쉬는 거였습니다.
바보는 결국 아픔을 못 견디고 10살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