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30 오후 10:06:09 Hit. 1257
◈ 그녀를 처음 만났던 날...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왔던 그녀가 처음보는 나에게 " 너, 운 좋은줄 알아라. 내같이 이뿐애가 옆집으로 이사오는거 흔치 않어! "라는 말에 첨으로 인연이란 단어를 알게되었다. ◈ 내 생일날... 갈비집에서 이따만한 상추쌈을 싸서 입에다 넣어주고는 " 많이 먹어, 난 점심을 늦게 먹어서 별 생각이 없어! "란 말을 하는 순간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었다. ◈ 그녀의 생일날... 면종류를 싫어하는 그녀가 왠지 자장면이 먹고싶다며 " 난 어릴때 자장면 먹는게 소원이었어! "라고 말하며 입주위에 온통 짜장 범벅이 된 양파 조각을 묻힌채로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보였었다. ◈ 어머니 생신날... 오늘 엄마 생일이라 일찍 들어 가야봐야한다고 말했더니 " 넌 엄마가 좋냐? 내가 좋냐? "란 억지 질문을 하고는 자기도 쑥쓰러운듯 나중에는 자기를 더 좋아해달라는 말로 얼버무렸었다. ◈ 졸업식 날... 그 흔한 사진기 하나, 꽃다발 하나 없이 뻔뻔하게 나타나서는 축하한다는 말대신 두꺼운 다이어리 하나를 선물했다. " 사진보며 추억속에 잠기지말고 미래를 여기에다 적어봐! "란 지금도 이해가 안되는 말로 대신했었다. ◈ 병원에 입원했던 날... 밤새 뜬눈으로 옆에서 지켜보기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 너 코고는 소리때문에 힘들어...^^ 근데, 난 이빨도 간다~! 담에 너도 고생좀 해바!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지!" 라며 핏기 선 충혈된 눈으로 말했었다. ◈ 입대 하던 날... 훈련소에 도착후 사실 좀 불안하고 두려운나머지 축 처져있는 날보며 " 남들 다가는데 왜그냐? 남자는 군대 갔다와야 인간이 돼!"라고 어깨를 툭툭치며 잘 갔다오라고 말하면서 내가 쓰고간 모자를 벗기고 뒤돌아서서는 그 모자로 눈물을 몰래 쓸어내렸었다. ◈ 서로 다툰 다음날... 맘이 아파 그녀의 집앞에서 그녀가 오기만을 밤새도록 기다리다 아침이 다 되어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 기다리다 먼저 간다. 근데 넌 이제 외박까지 하냐? "란 쪽지가 내 책상에 놓여져 있었다. ◈ 그녀와 헤어지던 날... 시집간다는 그녀의 말에 친구라기엔 너무 함께한 시간이 많았고 연인이라기엔 질투란 감정이 부족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는 내게 " 넌 이뿐 마누라 얻어야 2세 걱정이 없을거야... "라며 사돈 남걱정(사돈 남말인가..?) 하는 소리를 했었다. ◈ 결혼식 날... 유난히 아름다웠던 그녀에게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더니 " 여태까지도 행복했는걸... 너도 행복해라! "란 짧은 말과 어색한 악수를 청했었다. 지금도 가끔 시장에서 아줌마들과 삼백원때문에 실갱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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