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1 오후 2:11:05 Hit. 89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소탱크’ 박지성이 날개를 활짝 펼 때 마다 대한민국은 들썩인다. 경기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외신의 평가. ‘박지성 평점 9점! 발이 보이지 않았다!’부터 ‘평점 5점! 존재감이 없었다’까지. 국내의 각종 뉴스와 팬들은 외신의 평가에 일희일비한다.. 매 경기 맨유의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며 객관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맨체스터 지역 정론지, <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에서 수 년간 맨유를 전담하고 있는 스튜어트 매티슨 기자가 < 스포탈코리아-맨유특약(http://ManUtd.com) >을 통해 2009/2010시즌 매 경기 마다 ‘박지성에게 어떤 이유로, 어떤 평점을 주었는지’에 대해 밝힌다. 1월 이적 시장이 활짝 열렸다. 하지만 박지성은 올해도 어김 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달릴 것 같다. 퍼거슨 감독 역시 박지성을 맨유에 남겨두기 원하고, 박지성 역시 맨유에 남길 원한다. 한국 팬들 역시 박지성이 맨유에 남길 바랄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에는 많은 눈이 내렸고, 몇몇 경기가 취소되었다. 하지만 맨유와 버밍엄 시티의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는 취소되지 않고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물론 맨유 팬들은 즐거웠는지 모르겠다.나는 버밍엄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인트 앤드류스 경기장을 찾았다.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일이지만, 축구는 매번 다른 즐거움을 준다. 버밍엄을 상대하는 맨유의 모습, 맨유를 상대하는 버밍엄의 모습은 흥미를 이끌기에 충분했다.맨유는 지난 20라운드에서 위건전에서 보여줬던 활기찬 공격을 보여줬다. 박지성과 발렌시아의 좌우날개가 끊임없이 움직였고, 원톱으로 나선 루니는 도대체 어디가 그의 포메이션인지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을 누볐다. 맨유의 끊임없는 공격은 분명 재미를 줬다. 하지만 그 재미를 특별하게 했던 것은 그러한 끊임없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맨유의 문제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공격을 아무리 활기차게 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만약 맨유가 대승을 거두었다면 루니의 넓은 활동폭은 분명 개인적으로나 팀 전술적으로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겠다. 하지만 최전방 선수가 그렇게 깊이 내려와서 플레이를 할 정도라는 것은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난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박지성에게 나는 또 평점 6점을 부여했다. 6점이 나쁜 점수는 아니겠지만, 7점, 8점을 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버밍엄전에서 박지성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칭찬을 받을 만큼의 활약도 아니었다. 평범했다. 나는 박지성이 참 꾸준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꾸준함은 양면성이 있다. 꾸준하게 골을 넣거나, 꾸준히 상대를 미치게 만든다면 좋겠지만, 박지성은 꾸준하게 평범한 것 같다. 물론 그가 나쁜 선수라는 말은 아니다. 실력이 없는 선수도 아니다.일단 맨유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그는 최고 레벨의 선수 중 한 명이겠지만, 이왕 맨유에 있는 것이라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꾸준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바라보는 사람의 욕심일수도 있겠다. 어떤 이들은 박지성의 ‘꾸준한 평범함’을 꿈꾸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박지성 본인은 욕심을 조금 내도 될 것 같다. 글=스튜어트 매티슨(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맨유 담당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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