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5 오후 7:04:04 Hit. 4166
“‘부어라, 마셔라’식 송년회는 가라.” 경제난에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공포’까지 겹치면서 연말 송년회 풍경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많은 동창회나 단체들이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신년회로 대체하고 있다. 최근에는 폭음을 자제한 채 각양각색의 이벤트를 여는 송년회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 건전 이벤트형 =‘술’을 거부하고 스포츠나 공연 관람, 자선행사 등으로 연말을 맞는 사람들이 많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최모(28)씨의 부서는 오는 11일 1박2일 일정으로 ‘스키장 송년회’를 떠난다. 낮엔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고 저녁 시간을 이용해 신년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형 할인마트 홈플러스는 회사 차원에서 올해 송년회를 바자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임직원이 기부한 물품과 이월상품을 모아 전국 14개 점포에서 싼값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키로 한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제가 좋은 것도 아닌데 여러모로 송년회를 여는 것보다 의미있는 행사를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에서는 부장판사 부부와 배석판사 부부가 함께 오페라를 감상하는 문화형 송년회가 종종 열린다. ◆‘취소 혹은 축소’ 불황형 = A명품업체 매장에 근무하는 장모(여·33)씨는 올해도 파티형 럭셔리 송년회를 기대했지만 불경기 탓에 조촐한 식사로 대체하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모든 직원들이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호텔에 모여 장기자랑을 하고 명품 선물을 주고받았다.2010년 예산 심의와 4대강 사업, 세종시 논란 등으로 뒤숭숭한 정부 부처들도 대부분 점심식사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부처 업무보고에 따른 부담 등으로 대부분 부서에서 송년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신종 플루 걱정에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신년회로 대체하기로 한 동창회나 단체 모임도 부지기수다. ◆ 럭셔리형도 低알코올이 대세 = 호텔 파티 등을 기획하고 있는 럭셔리형 송년회족(族)들은 알코올 도수를 예년에 비해 크게 낮췄다.직장인 손모(여·33)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빌려 동성 친구들과 송년모임을 했다. 전망 좋은 도심 호텔방에서 케이크와 와인을 마시며 편안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파티형 송년회는 젊은층 사이에서 갈수록 인기다. 일부 호텔들은 송년회 파티에 적합한 스위트룸을 차려놓고 ‘스파 패키지’, ‘마사지 패키지’ 등 관련 상품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조직 단합 차원에서 ‘한잔’ 걸치지 않을 수 없는 기업과 단체들의 송년회도 예년과 사뭇 다르다. 특히 웰빙 바람을 타고 불어온 ‘막걸리 열풍’이 송년회를 강타하고 있다. 식품업체 오리온은 올해 송년회 공식 주종으로 막걸리를 선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소주와 맥주가 주종을 이뤘지만 최근 막걸리 열풍으로 막걸리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많아진 것을 감안했다”고 전했다.출처 : 문화일보
불량게시글신고
·댓글